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지난달 취임한 신임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공식 행보에 나섰다. 환경가치를 바로 세우는 규제완화 등의 목소리를 낸 한 장관은 취임 후 첫 행보로 환경산업연구단지를 방문해 녹색산업체의 목소리를 들으며 환경계가 내비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18일 한 장관은 인천 서구 환경산업연구단지를 방문해 녹색산업체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 국정 비전을 달성해 녹색경제 전환을 견인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녹색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경 신생기업체들은 투자 유치 및 우수 인력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기업과 협업을 통한 판로 개척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실효성있는 녹색산업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장관은 또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의 종류·양 등을 인식·선별하는 업체의 기술 시연을 참관했다. 태양광 폐모듈 및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살펴보기도 했다.

한 장관은 “탄소중립 이행을 통한 녹색경제 전환 과정에서 과학기술과 환경이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녹색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미래 우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녹색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 “국제 여건에 맞는 환경정책 필요”

한 장관은 국제 여건을 고려한 환경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 취임식 현장에서 한 장관은 “국제적·사회적 격변에 대응해 환경정책도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해결해야 할 환경이슈는 물, 대기 등 전통적인 오염 문제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기후 위기 문제까지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를 위해 조직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93년 4월, 한국환경연구원의 창립 구성원으로 환경과의 긴 인연이 시작된 지 어느덧 30년이 다 됐지만, 30년 전 창립 때처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여러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 산적한 환경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국제사회가 1992년 리우선언을 채택한 지 30년이 되는 환경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정책과 행정체계는 과학기술의 진보와 시대적 요구에 맞춰 진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최대한 이끌어 내고, 환경가치의 근간은 지키면서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운영방식을 개선해 나가는 자기 진화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연 속 생명이 그러하듯이 환경정책도 서로 결합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다. 각각의 정책이 서로 조화되고 융합될 때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고,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에도 더욱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부처 및 지자체 등 타조직과의 협력체계 강화도 예고했다. 그는 “환경문제는 더 이상 환경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초광역지자체를 비롯한 지자체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지자체와 상시적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산업계,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환경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학기술과 혁신에 기반한 환경정책을 확립해 나가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을 환경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탄소무역장벽, 탈플라스틱, 녹색금융 등 환경규범이 국제질서를 주도하고 있다”며 국제환경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 장관은 “수직적 지시 또는 하달이 아닌 수평적 논의와 상호보완을 통해 창의적이고 보다 유연한 환경정책을 만들어가자”며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묵묵히 미래로 나아가는 환경부를, 환경선진국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환경운동계 우려 불식 가능할까

한화진 장관은 고려대 화학과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UCLA에서 물리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3년부터 2019년까지 26년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근무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한국환경연구원 부원장,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등을 역임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화진 당시 후보자에게 “30여년 동안 한국환경연구원에서 환경정책을 연구한 정책전문가”이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후보자로 규제 일변도의 환경정책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 기반 지탱 가능한 정책을 설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발탁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환경계는 아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4일 “한화진 환경부 장관 (당시) 후보자의 전문적 식견과 정치적 리더십이 아쉽다. 주요 현안에 대해 기존 정책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하지 못했고 원론적인 말만 반복했다”며 “환경운동연합은 후보자의 환경정책에 대한 관점과 전문적 식견을 볼 수 없었다. 앞으로 한 장관의 행보를 냉철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