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셀·모듈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나선다.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5억 달러(약 3조1550억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SDI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인디애나주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코코모시에서 투자 발표 행사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합작법인 부지로 선정된 코코모시에는 이미 스텔란티스의 부품 생산공장이 가동 중이다. 합작법인 공장은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초기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시작해 33GWh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에 따른 투자 규모도 점진적으로 확대돼 31억 달러(약 3조912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에는 프라이맥스(PRiMX)로 대표되는 삼성SDI의 최신 술력이 적용될 예정이다. 프라이맥스는 지난해 말 삼성SDI가 배터리 업계 최초로 런칭한 브랜드로, 삼성SDI가 생산하는 모든 배터리를 통칭한다. 올 1월 미국 'CES 2022'에서 처음 공개됐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합작법인 부지 선정에 도움을 주신 인디애나주와 스텔란티스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고, 앞으로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최고경영자)는 "1년 전 우리는 유럽과 북미에 5개의 기가팩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추진한 바 있다"며 "이번 발표로 데어 포워드 2030(Dare Forward 2030)에서 언급한 '탈탄소 미래'를 향한 스텔란티스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한편, 우리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배터리 투자로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미국에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두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손잡고 2019년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설립하며 한발 빨리 미국 진출에 나섰다. 얼티엄셀즈는 현재 오하이오주에 제1공장(35GWh+α),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α)을 건설 중이다. 제1공장은 올해, 제2공장은 내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또 올해 초 총 26억달러(약 3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제3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사는 제3공장의 생산 규모를 5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연 12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도 손잡고 약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Windsor)시에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을 생산하는 합작공장을 건설한다. 올 하반기 착공해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새 공장의 생산 능력은 45GWh(2026년 기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이후 북미에서만 200GWh+α 의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200GWh는 1회 충전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2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SK온은 올 2분기 114억 달러(한화 약 13조 1020억원)를 투자해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의 공장을 세운다. 합작법인의 공장은 테네시주 스텐튼과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들어서며 배터리 및 전기차 조립을 담당하게 된다.

테네시 공장의 생산능력은 43GWh로, 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86GWh(43GWh 2기)로 건설된다. 2025년부터 상업 가동할 계획이다.

배터리 3사의 미국 진출은 미국 내 전기차 및 관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을 노린 행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북미 전기차(EV+PHEV 기준) 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3년 143GWh, 2025년 286GWh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 평균 성장률은 58%다.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량 중 전동화 차량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충전설비 50만기 설치 및 보조금 증대 등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 미국 내 생산 배터리 및 전기차에 대한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 등으로 자국 내 전기차 생태계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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