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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그린코리아포럼, 한국환경조사평가원,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은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양환경보전법상 다이옥신 추가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2018년 다이옥신을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오염물질로 지정했다. 이후 올해 초 이뤄진 시행규칙 추가에 오는 7월부터 법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토론회는 이 가운데 현재 다이옥신 분석하는 전문기관과 인력이 부족해 향후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 의원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환경부는 독성이 강하고 인체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다이옥신을 토양오염물질로 추가하고 토양오염 기준을 정비했다. 하지만 토양 다이옥신의 조사·분석과 관련한 행정적·제도적 정비가 미흡해 토양오염조사 업계의 장비와 운용 인력 전반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이 존재한다”며 “다이옥신의 토양오염 조사항목 포함은 국민의 높은 관심에 부응한 토양오염 조사의 획기적인 진전이며, 원활한 조사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영순 그린코리아포럼 상임대표는 “최근 환경과 관련한 여러 제도 개선 과정을 보면 다양한 토론과 협의를 거친다. 제도개선 과정과 절차의 민주주의가 그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다이옥신이 토양오염물질로 추가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논의가 많이 부족했던 것으로 안다. 환경부가 토양오염 조사업계나 정화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거의 없었다고 들었다. 아무리 사안이 촉급하다 해도 민주적 절차의 결여는 내용의 부실, 집행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토양은 공기나 물과 다른 성질을 갖고 있고, 토양오염은 그 고유의 특성을 갖고있다. 이에 따라 다이옥신 토양오염의 조사와 분석에 그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토양오염 조사분석 기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본다. 적절하고 실행가능한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앞선 발제는 김창균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날 김 교수에 따르면 다이옥신(퓨란 포함)은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암, 염소좌창과 연조직 육종 등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연구됐다.

김 교수는 “최근 토양환경 오염물질로 신규 규제 대상에 추가됐지만 잔류성오염물질(POPs) 측정기관에서만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토양 오염물질의 거동특성 및 토양오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토양전문기관의 경우 다이옥신 분석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전무하다”며 “행정적·제도적 준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데다 토양관련전문기관의 관련 장비와 운영 인력 구축이 전무한 상태다. 졸속추진에 따른 문제 발생의 소지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다이옥신이 토양오염물질로 지정되었으나 다른 21개 토양오염물질과 달리 토양환경보전법의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는 해당 항목의 분석법이 전혀 등록돼 있지 않다. 다른 토양오염물질의 사례로 볼 때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을 상세하고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 신뢰성을 저하시켜 분쟁과 논란을 부를 수 있다”며 “환경당국은 다이옥신 분석 방법 및 분석기관에 대해 잔류성오염물질(POPs) 기준을 준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공표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선방안에 대해 “토양 다이옥신 조사이므로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 토양오염 공정시험기준에 편입시켜야한다.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공정시험기준의 다이옥신 분석법을 참고해 토양오염공정시험기준에 편입시키고 토양전문기관의 분석 및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이옥신 연구 전문 인력 양성, △국립환경과학원 관리체계 강화, △토양전문기관에 대한 다이옥신 면허부여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어 그는 “토양은 수질, 대기와 달리 불균질적인 특성이나 재산권 침해 등 다양한 특성으로 인해 환경부 산하 비영리법인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토양오염조사에서 분석은 전반적인 토양오염조사의 종합평가를 위한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토양전문기관은 토양오염에 대한 현장조사 및 오염현황평가(모델링), 토양분석 등을 통해 오염원인을 추정하고, 오염물량 산정 및 정화방안 마련 등 토양오염에 대한 전반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전문성을 가진 토양오염조사기관이 토양 다이옥신(퓨란 포함)을 분석할 수 있도록 인력 양성을 뒷받침해 자격을 갖춘 토양오염조사기관에 관련 면허를 부여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시행하도록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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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지정토론에서 김경민 국회입법조사처 환경노동팀 조사관은 이와 관련해 “다이옥신 분석항목이 토양오염물질로 지정된 시기(1월)와 시행되는 시기(7월)가 6개월 차이”이라며 “토양오염조사기관이 인력구성원을 충분히 갖추기 어렵다. (다이옥신 분석을 위한)해당 인력은 다이옥신의 독성 특성상 고도의 분석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토양오염조사기관 내 근무자가 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조사관에 따르면 연구기관 등이 ‘다이옥신분석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기관 책임자가 △환경 또는 분석 관련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잔류성오염물질 분석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자 △환경분야 기술사 또는 환경측정분석사 자격을 취득한 후 잔류성오염물질 분석업무 경력이 3년 이상 △환경 또는 분석 관련분야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잔류성오염물질 분석업무 경력이 5년 이상 △환경분야 기사자격을 취득한 후 잔류성오염물질 분석업무경력이 5년 이상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분석 담당자는 △환경 또는 분석 관련분야 석사학위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후 기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계 분석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인 자 △환경분야 기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한 후 기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계분석업무 경력이 1년 이상인 자 △‘교육법’의 규정에 의한 대학에서 환경 또는 분석 관련분야의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기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계 분석업무 경력(보조경력 포함)이 2년 이상인 자여야 한다.

토양오염조사기관 내 이같은 조건을 채울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고, 오염물질 지정부터 규제시행까지의 시간도 6개월로 짧아 관련 연구 인력들이 이같은 경력을 새로 쌓을 수도 없었다는게 김 조사관의 지적이다.

그는 이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이옥신 분석이 단기간 내에 어려운 토양오염조사기관의 경우 다이옥신의 시험분석서를 추가로 제출할 수 있는 기관과의 업무협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민이 깨끗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조사기관의 수를 늘리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는 “토양오염조사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시점에 토양환경보전법에 토양오염물질로 새로 규정된 물질을 왜 특정 분석기관에서만 분석해야 하는지 이해 하기 어렵다”며 “그간 토양오염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던 기관들을 배제하고 특정 항목에 대해 특정 분석 업체만이 분석을 하게 하는 것은 분명 문제라고 생각한다. 잔류성오염물질분석 업체가 토양오염조사에 대해 인력이나 검사장비, 토양조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현저히 낮은 상태인데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시민단체에서 바라보는 토양오염은 날로 대형화 돼 지고 있고 오염의 심각성과 복합성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토양오염조사의 난이도 또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토양오염조사에 대해 관리 감독하는 환경부의 접근 방식이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SG경영의 확대로 기업윤리측면이 강조되고 있어 토양오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며 “환경부는 측정기관 및 전문 인력의 확보에 대한 방향설정을 정교하게 해야한다. 지금까지 이어온 수질오염과 대기오염 관련 실패를 토양에서는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지창환 한국환경조사평가원 이사장은 “다이옥신 분석은 기존의 토양오염분석 항목들과 다르게 pg/g 단위까지 분석을 해야 하는 난이도가 높은 분석”이라면서도 “그러나 토양오염조사는 분석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이사장은 “토양오염조사는 수질, 대기와 다르게 오염발생원의 인지가 쉽지 않고 일반화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조사자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분석, 자료조사, 현장조사, 의견청취 등의 기초조사와 토양오염조사 분야의 숙련된 기술인력의 오염지점 또는 가능지점 선정 그리고 시료의 채취 등을 포함한 여러 구성 요소들이 조합을 이루었을 때 토양오염조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토양오염공정시험법에 다이옥신 분석에 대한 내용을 추가해 토양오염조사기관이 조사와 분석을 모두 수행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당국에서 말씀하시는 것과 같이 모든 토양오염조사기관이 당장 다이옥신 분석과 관련된 장비와 시스템을 도입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인 것도 알고 있다. 다만 토양오염조사기관 모두가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면서도 “실제로 제가 작년 말부터 잔류성오염물질측정기관의 면허 취득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사실상 법적으로 요구하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기존 잔류성유기오염물질측정(POPs)분석업체들 또한 해당 인력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기존 인력의 이탈에 대해 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식 법 시행에 앞서 “토양오염조사기관이 다이옥신(퓨란 포함) 항목에 대한 분석을 추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기존 토양오염조사기관의 분석 인력중 일정 경력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통해 토양내 다이옥신 (퓨란 포함)에 한해 분석 자격을 부여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현 조선일보 사회정책부 기자는 ‘보도 관점에서 본 다이옥신이슈에 대한 국민 우려와 쟁점’을 주제로 발언했다.

박 기자는 “‘다이옥신 토양오염’과 관련해 최근 보도는 주로 ‘용산민족공원 부지 다이옥신 검출’을 다루고 있디.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서 용산 미군기지의 공원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원화 전 정화작업이 끝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한화진 환경장관 청문회 때도 용산민족공원 오염물질 정화 문제가 거론됐고 다이옥신 검출 등에 대한 대책을 묻기도 했다”며 “다이옥신에 대한 토양오염기준은 2018년 전에는 없었지만, 우리 환경부가 다이옥신 관리를 안 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국내 미군기지는 환경부가 관할할 수 있는 구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환 과정에서 ‘관리 안된 다이옥신 토양오염’ 이슈가 생긴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용산민족공원 사업이 본격화 되면 ‘용산미군기지’ ‘용산민족공원’ 같은 단어가 ‘다이옥신 토양오염’이라는 단어와 한 데 묶여 화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용산민족공원화는 수년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므로, 공원화가 끝날 때까지 ‘다이옥신 토양오염’ 이슈는 국민들 입에 계속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들의 불안감 또한 증폭될 수 있으므로 다이옥신 토양오염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정화계획이나 관리체계 등이 제대로 수립돼 있어야 혼란과 우려를 빠르게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기자는 또 다이옥신 토양오염 분석 업체 수 부족 및 전문인력 부재와 관련해 “국내에 다이옥신토양오염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곳은 12곳, 이중 민간업체는 8곳이다. 환경부는 ‘미군기지를 제외하면 국내 다른 곳에서 다이옥신 토양오염 이슈가 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8곳으로도 방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민간 수요 등을 고려해 업체를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 인력 양성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산학협력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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