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라면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등 시장을 중심으로 라면 수출액이 7600억원을 넘어서자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는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765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라면 수출량이 큰 폭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다시 한번 라면 수출이 늘었고, 올해는 3월 라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90억원을 기록했다. 월 수출액이 70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국가별로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6개국 수출 금액이 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수출액이 늘었다. 중동 등 기타 국가도 4009억원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중국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716억원, 미국은 1.0% 증가한 939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기업별로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수출 성장이 한국 라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기준 주요 라면 업체의 전체 수출액 비중은 삼양식품(49%), 농심(33%), 오뚜기(8%), 팔도 등 기타(9%)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농심은 올해 미국 2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공장 본격 가동으로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농심이 제2공장을 준공한 것은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만이다. 그간 농심의 미국시장 매출액은 4170만 달러(2005년)에서 3억9500만 달러(2021년)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2공장 준공식에서 “농심은 1971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 제1공장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며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NO.1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고 강조했다.  

2016년 26% 수준이었던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19년 50%, 2021년 60%를 넘어서며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 매출 규모는 2016년 930억원에서 2021년 3886억원으로 5년 만에 4배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오는 2025년까지 미·중·일 현지 법인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미국 LA에 '삼양아메리카'를 출범한 데 이어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최근에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올해 중동 지역 수출액을 25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오는 2023년 목표는 500억원이다.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는 2일 준공한 밀양공장이 맡는다.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2만1300평)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설됐다. 총 2400억원을 투입,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 생산 설비를 갖췄다.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을 통해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수 부회장은 준공식에서 "앞으로도 메이드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걸고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미국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각각 법인을 세워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 전체 매출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 10% 안팎이지만 제품이 판매되는 국가는 60여개 에 달한다. 이 가운데 베트남 시장은 오뚜기의 해외 사업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곳이다. 오뚜기는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곳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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