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공기업 노조들이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거부가 그 시작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채과다, 방만경영을 이유로 38개 공기업을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강력한 개선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공기업의 노조들은 오는 23일 대표자 회의에서 정부가 만든 '공공기관 정상화추진단' 불참, 공공기관 경영평가 전면 거부, 노정 직접 협상 요구 등을 결의할 방침이다. 

 

정부가 그간 공기업에 대규모 사업지시를 해왔고, 매년 경영평가를 통해 공공기관감사활동을 해왔으면서도 정작 정부부채에 대해선 공기업만의 책임으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 반발의 사유다.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공기업 노조들은 정부의 책임을 공기업에 전가하기 위한 빌미 찾기 식으로 변질될 우려가 크고 이에 따라 올해 경영 평가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 공동대응 방침을 정했다.

 

공공기관 개혁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직원 복리후생 축소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모든 막대한 부채가 발생하는 사업지시를 해놓고서는 아무런 진단 없이 책임 미루기로 일관하는 정부의 조치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노조는 정부가 노사 간의 단체협약에 개입할 경우 법적인 대응 마련도 고려하고 있다. 단체협약은 노동법에 보장된 권리인 만큼 과거 어떤 정부에서도 이를 부정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 고발하고 헌법 소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매년 3~5월 사이 실시해 6월에 각 기관별 등급을 공개한다. 올해는 각 부처의 장관들이 점수가 낮은 기관장은 경질하겠다는 의사까지 나오고 있다. 또 '201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만들어 부채관리와 방만 경영 평가 배점을 기존 20점에서 29점으로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