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최형두·김상훈·성일종·유경준 의원이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번영의 길을 찾다’ 연속 세미나의 제2차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세미나를 공동주최했다.

최형두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 전체 정권이 교체되고 있지만 새정부에게는 포스트코로나라는 막중한 책무가 남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준비는 바로 지금 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역사학자는 ‘우리는 당면한 위협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뿐 아니라 일단 폭풍이 지나가면 어떤 세계에 살 것인가 함께 자문해봐야 한다. 폭풍은 지나갈 것이고 인류는 살아남을 것이며 우리들 대부분은 여전히 살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세계에 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당선인과 새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고민을 선거운동 당시부터 이어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 팬데믹에 맞섰던 도전과 실패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의 변화된 삶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그는 “설상가상으로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해 경제 사회 환경 모든 분야가 가늠하기 힘든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서사적인 대안과 성찰 그리고 잠재력과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 이 자리가 혜안과 통찰을 모으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송언석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비대면이라고 하는 것들이 일상의 기본 원칙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 관계도 변화가 있는 것처럼 비대면 상태에서 코로나를 경험하고 난 이후에 산업 부문이나 등도 큰 변화가 있을 듯 하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미리 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데 오늘 세미나에서 부분들이 많이 논의될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장성인 연세대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의료정책 과제’를 주제로 “방역체계의 정비, 공공 민간 의료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대비 방안 마련 등이 남아있는 숙제”라며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생기는 변화들이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건강보험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지난 2019년 11월 지역 의료를 강화할 대책으로 전국을 70개 권역으로 나누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각 70개 권역마다 공공병원을 짓거나 아니면 기존 병원을 30병상 이상으로 확충하자는, 지역별 공공 지출의 크기를 늘리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2020년 1월 코로나 첫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에 대한 얘기는 당연히 없었다.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고 대구의료원에서 환자 수가 급증한 후에야 공공병원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해당 '권역'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이를 돌아볼 때 정말로 공공병원이 필요해 이 같은 주장을 했다기보다는, 하고자 하는 것에 여러 정치적 상황을 덧붙였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장 교수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효성이나 정도에 대한 정치적인 관여 등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앞서 메르스 발병 당시부터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준비했던 그대로 이행됐느냐 하는 것”이라며 “‘메르스와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대처하기는 힘들었다’고 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규모의 감염병 사태가 다시 왔을 때 이것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남은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진행 중인 백신, 치료제에 관한 부분들은 우리나라가 보건 바이오 강국으로서 앞으로 나가야 될 목표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고, 비대면 진료 등 4차 혁명 관련사항들도 논의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 재정과 저출산, 즉 고령화 구조에 대한 문제다.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는 여전히 코로나 시기에도 계속 진행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정부 재정의 위기는 코로나로 인해 주된 관심에서 벗어났을 뿐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관련 최대 위기 요인으로 지속돼왔다. 코로나19가 풍토병화 된다면 우리나라가 이를 계속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전에는 코로나가 없었다면 단순하게 환자들의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에 대해 준비하면 됐겠으나 앞으로는 롱코비드(코로나19 바이러스 부작용)등으로 취약해진 환자들과 코로나에 걸린 환자들에 대한 치료 수요가 계속 발생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추가적인 자원이 투입돼야 할 상황이 돼버렸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교수는 이어 “건강보험 재정이 작년 2조 8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재정이 ‘왜’ 흑자가 났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이 줄어든 것의 영향이 일부 있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코로나로 인해 줄어들었던 의료비용이 과연 앞으로도 그 상태로 고정될 것인가(생각해 봐야 한다), 그보다는 좀 더 보수적으로 생각 해 그간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해 악화된 상태의 환자들로 인해 더 많은 의료 이용과 의료비 증가가 야기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며 “또 다른 감염병이 을 때 현 시스템 그대로 또 다시 정치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이냐, 그렇지 않은 다른 어떤 준비를 해야 될 것이냐 하는 것이 우리가 이전 상황과 코로나 상황에서 앞으로 준비해야 될 숙제로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증 중증 질환을 앓는 노인들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특히 정신적 부분에 대한 문제들이 점점 커지게 될 것이므로 의료비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과거에 70~80년대에 젊은 대한민국에서 나이가 든 대한민국으로 변한 가운데 의료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만 한다. 결론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될 것인가를 꼽자면,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에 찾아올 ‘의료 재정 위기’를 앞두고 국민들의 의료를 보장해 줄 수 있을 의료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이윤진 서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러 가지 문제점 중 초저출산과 복지 정책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복지 정책 예산을 어느 방향에 집중해야 하는가 이야기 하고자 한다”며 “코로나 이전에는 원격근무나 재택근무 등의 근로 상태가 많이 언급되지 않았으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근로는 하이브리드가 됐다. 근로 형태가 정형화되지 않은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가정이 이전과 같이 유지될 수 있느냐의 문제를 우리는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재택근무를 한다고 해도 가정 내 홈오피스가 마련돼 있는지 여부, 또 어떤 주거 형태로 살고 있느냐에 따라 근로 효율이나 가정 내 돌봄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녀 간의 역할 분담 문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부모 모두 자녀를 돌보고 가정 내에서 가사 활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다만 남성과 여성을 비교했을 때는 여성의 부담이 더 컸다. 그간 정부는 남녀의 성 역할을 없애고 집에서의 가사 활동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탈 가족화’ 복지정책을 쓰면서 발전해 왔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다시 전통적인 방식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러 재가족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를 어떤 식으로 복지 정책에 반영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기간)어떠한 근로를 하느냐, 그리고 규모가 큰 직장에 다니는지, 소규모 사업장인지, 자영업자인지 등 여러 가지 근로 형태와 근로 환경에 따라 복지를 수행하고 또 내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에 큰 격차가 생기게 됨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며 “교육 불평등 현상, 아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키우는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계속 격차를 해소 하고 평등한 사회를 지향하면서 복지 제도라는 것을 구축을 해왔고 사회도 점차 이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어왔는데, 이 코로나라는 상황으로 인해 다시금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우선 초저출산에 관한 것이 있다”며 “한국의 조출산율이 0.85명을 기록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자녀를 낳는 수가 채 한 명이 안 된다는 이야기이다. OECD 가입국 중에 한 명의 여성이 평생 한 명도 아이를 낳지 않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코로나 시대 이후에 우리가 가장 대비해야 하는 사안은 저출산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현금 정책, 서비스 정책 두 방향을 제시를 하는데 현금정책은 다들 아시다시피 각종 수당 등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이고, 사회 서비스 정책은 가계 지출의 사례를 유도하는 정책들”이라며 “코로나 이후에 재난지원금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각종 수당과 현금 지원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 이는 사회서비스가 잘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현금 지원)재원이 한정되어 있으니 사회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 하겠으나 어느 지점까지 현금을 지원할 것인지를 결정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건 서비스 같은 경우는 당연히 서비스 질의 강화 등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근로 시장의 격차와 근로 형태가 다양해진 상황에서 가계 소득 보장을 어느 수준으로 할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될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이 교수는 “향후 어떤 식으로 돌봄 제도를 설계해야 할 것인가에도 문제가 있다. 단순히 현금을 지원을 한다고 해서 각 가정들이 다 넉넉하게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 양육 격차가 벌어지는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공공 돌봄 제도를 공고하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야한다”며 “아동에 대한 (국가적)투자를 어떠한 방향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큰 비전을 가지고 여러 가지 금융 정책이나 저출산 정책을 연속적으로 세워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회복지정책은 코로나 이전의 삶과 총체적으로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며 “적시에 필요한 현금 급여 정책, 유연한 노동시장 구조에 대응하는 사회보험제도로의 개편,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보편적인 사회서비스 정책 선진화 등을 통해 복지정책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지 않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