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반도체업계가 산학 협력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반도체 시장 선도를 위해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인센티브 강화 등의 지원책 마련은 물론, 인력난 해결을 위해 전면적인 노력에 나서기로 했다.

대통령 인수위, 반도체 인프라 및 인력난 해결 전폭 지원 밝혀

김기흥 인수위 부대변인은 1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을 통해 인수위 경제2분과는 반도체 산업의 경제적 중요성과 공급망 안보 등을 고려해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인수위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280억 달러로 총 수출의 20%를 차지한다. 반도체 설비투자는 55조4000억원 규모로 제조업의 55.3%에 해당된다. 2020년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 점유율은 18%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전문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꾸준히 호소해왔다. 2022년부터 2031년까지 총 3만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학과 졸업생이 연간 65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

인수위는 인력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정을 통한 학생·교수 정원 확대, 인공지능(AI)·전력 등 분야별 반도체 대학원 신설 지정을 통한 석박사 전문인력 확충 등 대응책을 제시했다. 비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전공으로 전환하는 교육을 시행하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계약학과 확대 방안도 논의 중이다.

또한 김 부대변인은 “파운드리 (설비) 신·증설 촉진을 위한 예산 지원을 검토 중이며 잠재력 이 내재한 팹리스를 집중 지원할 방안할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금 및 설비, R&D의 종합적 지원을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수위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경쟁국 지원 수준을 감안해 실효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업계, 전문인력 양성 움직임 본격화

업계들도 전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3일 한양대학교가 차세대 반도체 인재육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한양대는 공과대학 내에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올해 말 정원 40명(수시 24명, 정시 16명) 규모로 첫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한양대와 SK하이닉스가 공동 개발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반도체 관련 전문지식과 실무적 소양을 갖춘 반도체 전문가로 양성된다.

선발된 학생들은 학교와 SK하이닉스에서 학비전액 및 매달 학업 보조금을 지원받고, 졸업 후 SK하이닉스에 취업이 가능하다. 아울러 SK하이닉스의 연구실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하며 미국 실리콘밸리 및 해외 학회, 연구소 방문 등의 견학기회도 주어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산학 연계교육으로 기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 온 한양대와 힘을 합치게 돼 기쁘다”며 “첨단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며 반도체 산업 전 영역에서 인력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만큼 한양대에서 글로벌 무대를 누빌 최고의 반도체 인재들이 다수 배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21세기 편자의 못으로 평가받는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하게 돼 기쁘고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학교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서강대학교와 차세대 반도체 인재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강대 내 전자공학과를 모체학과로 ‘시스템 반도체 공학과’를 신설하고 공동으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서강대 교수진은 SK하이닉스에서 필요로 하는 설계 및 반도체 소프트웨어에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신설학과를 구성해 기업 맞춤형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실시한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가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 협약을 맺은 것이다.

이는 지난해 7월 체결된 업무협약(MOU)에 따른 후속 조치로 카이스트-평택시-삼성전자는 ‘반도체 인력양성 및 산학협력 활성화’ MOU를 맺고 학과 신설과 교육 운영 투자, 인프라 구축 등을 함께하기로 했다.

입학정원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총 500명 내외로 2023년부터 매년 100명 내외의 신입생을 선발된다. 학과 신설 초기 2년 동안 새내기과정학부 학생들은 2학년 진학 시점에 반도체시스템공학과로 진입이 가능하고 학과 학생 전원에게는 특별장학금을 지원한다.

교육과정은 ▲반도체 시스템 기초 ▲반도체 시스템 심화 ▲현장 체험 및 실습으로 구성되며 삼성전자 견학과 인턴십, 공동 워크샵 등 활동을 통해 현장 적응력도 제고한다.

학과에서는 카이스트 교수팀과 삼성전자 멘토의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강의·실험·양방향 토론을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인문 사회 교육을 병행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융합 리더로 육성하는 데 집중한다.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도 지난 3월 성균관대학교와 손잡고 배터리 전문가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계약학과 프로그램은 특정 기업과 학교가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업체에 최적화된 교육 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해당 기업으로 취직해 일할 수 있다.

SK온과 성균관대는 계약학과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한국전지산업협회 등이 주관하는 ‘2차전지산업 전문인력양성사업’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을 받는 이 사업에 참여하면 학생들은 기업 현장에서 실제 이뤄지는 연구 활동 위주로 교육을 받게 된다.

SK온 지동섭 대표이사는 “체계적인 계획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어갈 주역들을 육성해 한국이 세계 배터리 시장을 계속해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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