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자동차 부품업계가 전기차 위주의 시장 재편에 우려를 표하면서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위기에 대한 정책당국의 지원도 호소했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12일 부품사 대표이사 및 임직원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온라인을 통해 '2022년 춘계 자동차부품산업 발전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오원석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날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 등을 언급하며 "한국 자동차산업은 그동안 완성차와 부품사의 긴밀한 협력으로 지속적인 공급망 관리 강화, 품질안정 및 생산차질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 2년 연속 세계 자동차 생산 5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면서도 "현재 대부분의 부품사들은 여전히 생산감소, 고정비증가, 원자재 및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경영환경의 심각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 더욱 강화된 탄소중립 정책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으로 인해 전기차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우리 부품사들이 피부적으로 느끼는 변화와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차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각국 패권 경쟁에 따른 자원 무기화, 중국 상해 추가 봉쇄 등으로 인해 원자재와 중간재 전반과 물류까지 공급망 전반이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공급망 확보, 판로개척, 자금조달 등에 있어 정책 당국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오 이사장은 이날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 흐름에 대해 "전기차만으로의 급격한 전환과 편중은 자칫 자동차업계의 고용감소, 배터리 원자재 가격급등, 전기생산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증가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이사장은 "아직 대다수의 부품사들은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개발 부품수가 적어 미래차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고 제품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과 전문 기술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내연기관에 비해 낮은 경제 규모 및 가격 경쟁력으로 인해 부품사의 입장에서는 선뜻 대응해 나가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가 공감하고 있는 탄소중립의 모습이 전기에너지 외에도 유럽에서 중점 육성하고 있는 E퓨얼과 미국의 바이오연료, 그리고 일본 도요타가 추진 중인 내연기관에서 사용 가능한 수소연료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만큼 특정 구동장치나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는 미래차 기술개발과 정책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탄소중립 선언이 자동차부품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친환경차 전환에 따른 제품 연구개발 투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생산설비 투자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지만 에너지원교체나 생산공정 변화는 대규모 자본과 장기간 국가적 차원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환경규제 강화는 부품업체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그로인해 친환경차 투자 위축과 탄소중립 목표 미달성의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내연기관부품 업체들의 일정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시키고, 탄소중립 연료와 같은 다양한 기술적 가능성을 통한 대응을 모색해 전기동력차로의 안정적 전환을 위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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