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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부산의 대기업인 화승그룹 임원이 납품업체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나다. 계약을 빌미로 제 지갑처럼 납품업체를 쥐어짜는 등 갑질의 횡포가 극심하다는 지적이다.
억대 연봉을 받던 화승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납품업체로부터 챙긴 돈은 5년 간 총 12억5000여 만원.
납품업체에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이들은 수표와 계좌를 통해 직접 돈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 명품을 구입했다.
한 임원의 집에선 납품업체에서 받은 돈으로 구입한 샤넬, 루이뷔통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명품시계, 가방, 보석이 가득했다.
이들은 마치 월급처럼 주기적으로 계좌를 통해 돈을 받았고 때때로 현금이나 수표로 챙기기도 했다.
전무이사 A(50·구속)씨는 납품업체로부터 매월 1000만원씩 수표로 받는 등 5억2000여 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피러스 승용차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편익을 제공받은 혐의로 입건됐다.
아내계좌로 납품업체로부터 월 300만원씩을 송금 받아 챙긴 임원도 입건됐다.
직접 제품을 납품해 이익을 챙긴 임원도 있었다.
다른 2명의 임원은 납품업체를 설립해 바지사장을 내세운 후 영향령을 행사해 회사가 해당 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게 해 총 7억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
회사 중국법인의 대표로 있던 임원은 현지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불법 환치기 수법으로 국내에 반입했다.
상급자들은 이들 임원들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의 일부를 상납받고 이 같은 비리를 묵인해주기도 했다.
B(48·구속) 이사는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뇌물 일부를 C(50) 이사에게 바쳤고, C이사는 이 돈과 다른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A씨에게 상납하기도 했다.
E 이사는 다른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금품 일부와 D 이사로부터 받은 돈을 합쳐 전무였던 A씨에게 상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한 피해는 극심했다. 한 납품업체는 리베이트 지급을 거절하다 회사 측의 일방적인 거래중단으로 거액의 빚을 져 부도가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에 따르면 용의자들에게선 죄책감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한다.
화승 측에 따르면 임원들이 조직적으로 납품비리를 저지른 것이 아닌, 회사업무를 수행하면서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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