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신한은행의 주주 A씨가 사망 후 그의 계좌에서 거액이 인출되는 등 수상한 거래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A씨는 재일동포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을 맡았던 시기 비서실장을 지냈던 강모씨가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00년 10월 28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는데 막대한 양의 신한은행 주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씨의 상속인들은 강 씨가 재산을 빼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사망하고 나서 10월 30일 오전 10시쯤 신한은행 일산지점의 법인계좌로 3억5900만원이 송금됐다. 거래장소는 신한은행 김포공항지점, 거래자는 A씨 본인이었다. 

 

송금 된지 10여분 후 신한은행 김포공항지점에서 누군가가 1억원 수표 3장과 1000만원 수표 6장을 발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표를 발행할 때 신원확인을 하게 되어 있는데 대리인이 아니라 의뢰인(당사자)으로 되어 있어 다시 한번 A씨의 명의가 도용된 사실이 재확인됐다.

 

이상한 점은 신한은행 일산지점 법인계좌로 들어간 돈이 또 김포공항지점 법인계좌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또한 돈이 빠져나간 A씨의 계좌엔 4억1192만원이 있었는데 3억5900만원이 인출 후 잔고는 5292만원이 아닌 25만원이었다.

 

A씨의 상속인들은 A씨의 재산관리를 대신 맡았던 강 씨. 그리고 신한 내부의 호응이 없었다면 이 같은 범죄가 이뤄질 수 없었다고 보고 있다. 범행이 신한은행 법인계좌에서 이뤄진 만큼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런 거래가 이뤄질 리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A씨 측 관계자들은 그 돈이 라응찬 전 회장의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신한은행 측은 A씨와 관련된 거래는 강 씨가 개인적으로 맡았던 일이고 은행과는 관계없다고 선을 그었다. 

 

입출금이나 수표발행을 할 때 본인이 아니더라도 통장, 도장, 비밀번호 등만 알고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러한 거래는 친족 간 거래에서 발견되며 어느 은행에서도 가능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법인계좌가 범죄에 이용된 것은 간단히 납득되기 어렵다. 신한은행 측은 당시 일산지점에서 근무하던 일부 직원들은 퇴직했고 워낙 과거의 일이라 확인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해당 법인계좌도 폐쇄됐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