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일부 자동차 업체들이 대기오염을 줄이기는커녕 법을 위반해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임의 변경하고 시정한 결함도 빈번하게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코리아는 52건을 위반해 위반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아우디폴크스바겐은 가장 많은 과징금과 과태료(10억7301만원)를 부과받았다. 

 

환경부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국내 및 수입 자동차 제작사 17곳을 대상으로 환경인증 및 품질관리실태를 종합 점검한 결과, 점검대상 회사 모두 대기환경보전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226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으며 환경부는 총 51억3225만원의 과징금과 1억3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했다.

 

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환경보전법 준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과제임에도 현행법마저 지키지 않았다. 

 

자동차 업체별로 보면 위반건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52건으로 가장 많았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45건), 비엠더블유코리아(19건), 크라이슬러코리아한불모터스한국닛산(18건), 기아자동차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9건) 등의 순이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등 13개사에서 적발된 위반사항 29건은 EGR밸브 등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인증받은 내용과 다르게 적용해 자동차를 제작·판매한 것으로  51억여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또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결함시정현황 관리 등이 부실한 14개사 135건에 대해서는 총 1억3500만 원의 과태료가 붙었다.

 

한국지엠 등은 연료분사기 밸브의 코팅을 변경하는 등 배출가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부품을 인증 없이 임의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함시정현황 및 부품결함현황 보고' 규정을 위반한 건수는 98건(국내 제작사 1건, 수입사 97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징금 및 과태료는 배출가스 관련부품을 임의변경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10억7301만원)에 가장 많이 부과됐다. 한국토요타자동차(10억6754만원), 한국지엠(10억200만원), 쌍용자동차(10억100만원) 등도 10억원 넘게 부과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위반 건수가 많았음에도 과태료가 비교적 낮은 부품결함현황, 결함시정현황 미보고에 몰려 총 부과액은 적었다. 

 

부품결함건수(제작결함으로 부품을 조정하거나 교환한 건수)가 50건 이상이고 부품결함률이 4% 이상인 벤츠 E220 CDI 등 9차종 5500여대에 대해서는 리콜 조치를 내렸다. 리콜 대상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A6 2.0 TFSI·Tiguan 2.0 TDI,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GLK220 CDI 4Matic, 한불모터스 206cc 1.6, 한국닛산 인피니티 G37 등이다.

 

환경부는 업체별로 리콜 조치 계획을 받고 있어 늦어도 다음 달에는 시정 조치될 것으로 보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속력을 높였을 때 출력을 높이기 위해 인증된 것과 다르게 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다. 출력을 높이면 연료를 많이 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 위해요소가 많이 발생한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점검 결과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제작차에 대한 제작·수입사 책임을 강화하고, 인증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보증기간 내의 배출가스 관련 부품에 대한 무상보증의무를 위반한 자동차 제작·수입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기능이 동일한 부품과 기술 진보로 변경됐으나 기능이 유사한 부품을 무상보증 부품에 포함하도록 관계 법령을 정비할 예정이다.

 

또 자동차 제작·수입사의 인증 신청 시 온실가스 또는 연비가 이전 차종에 비해 과도하게 향상되는 등 검증이 필요한 경우에는 도로부하력 확인시험을 실시하는 등 인증 검토 요건 및 사후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