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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카카오뱅크가 전세자금대출 한도 제한 등의 규제를 5개월 만에 완화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증가세가 둔화되고 대출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관련한 △한도 제한 △신청기간 축소 △1주택자 비대면 대출신청 제한 등의 3가지 규제를 모두 풀기로 했다.

대출 한도는 현행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금액 범위 내에서 갱신 계약서상 임차보증금 80% 이내로 확대한다. 계약 갱신 때 전세보증금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2억원 오른 경우 기존 전세대출이 없는 차주는 현재 최대 2억원만 대출이 가능했으나 앞으로 보증금(6억원)의 80%인 4억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도 1주택자 대상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당국이 가계 대출 총량 관리를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전월세 대출을 무주택자를 대상으로만 제한하며 1주택자에게는 중단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측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서비스 정상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세 9억 원 초과 주택을 보유했거나 2020년 7월 10일 이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시세 3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취득했다면 1주택자라도 해당 대출이 불가능하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 원을 넘는 경우도 대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전세대출 제한 규정 3가지를 완화했다. 먼저 갱신시 한도를 증액범위 내로 제한했던 것을 보증금 80% 이내로 확대했다. 임대차계약서상 잔금일 이전에 신청해야 했던 신규계약도 잔금일과 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3개월 이내로 변경됐다.

부부 합산 1주택자 비대면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도 해제됐다. 이같은 조치는 아이터치 전세론, 우리원(WON) 전세대출, 우리스마트전세론이 대상이다.

앞서 국내 17개 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금융당국의 요청 아래 전세대출 자율규제안을 마련해 시행해 왔다. 폭증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지 않도록 실수요자에게만 여러 조건을 내세우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규제로 인해 은행 가계 대출은 작년 11월 약 1061조원에 도달한 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연속 매월 수천억원 감소했다. 가계 대출 3개월 연속 감소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래 사상 첫 사례다.

이에 은행권은 가계 부채가 1800조원을 넘어섰으나 올해 이처럼 주택 시장이 정체되고 금리가 높아져 가계 대출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자 다시 적극적으로 대출 영업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은행업계에 호재로 작용한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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