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으로 향후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최근 비대면 보험 해지가 가능해 짐에 따라 소비자의 보험 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어 보험업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향후 소비자들 보험계약 해지 증가 가능성...업계 대비해야

보험연구원이 7일 발표한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 신용활동 행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기준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으로 인해 향후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비대면 보험 해지가 가능해짐에 따라 보험 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 기준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인해 향후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주요 이론적 근거로는 긴급자금가설, 이자율가설, 인플레이션가설 등이 있으며, 실업,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인해 소비자의 소득･지출능력이 감소하거나 금리와 물가가 상승해 다른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되거나 보험금의 실질가치가 하락할 때 보험계약 해지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2019년 이후 상승세가 확대되며 2021년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를 기록했고, 기준금리는 2022년 1월 1.00%에서 1.25%로 0.25%p 상승했으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10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3%대를 나타내며 한국은행 목표치인 2.0%를 넘어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2월18일부터 사전에 비대면 보험계약 해지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비대면 해지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소비자의 보험계약 해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보험계약이 해지되면 소비자와 보험회사 모두에게 비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 행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계약 해지 시 소비자는 납입한 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공제하고 해지환급금을 지급받기 때문에 일정 비용이 발생하고 소비자의 연령이 높아지거나 건강상태가 악화될 경우 동일한 담보의 보험가입이 거절되거나 보험료가 상승할 수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이 조기에 해지될 경우 예상보다 많은 해지환급금으로 인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산운용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아 보험금 수령 가능성이 낮은 계약자가 보험계약을 중도 해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보험계약 해지로 인해 보험회사의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

보험계약 해지는 보험계약의 효력이 소멸되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는 주로 경제사정이 어려울 때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때문에 해지 전 대출을 늘리는 등의 신용활동 행태를 보일 수 있다.

보험계약의 해지는 보험계약자가 보험회사에게 직접적으로 해지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보험료 납입의무를 불이행해 보험계약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보험계약 해지 경제적 문제 가장 커

생명보험협회와 한국소비자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험계약 해지의 주된 원인은 소비자의 경제적 문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 성향조사에 따르면 보험계약 해지･실효의 원인은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목돈의 필요성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생명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유로 경제적 어려움･목돈 마련･보험료 납입 곤란 등 경제사정에 대한 응답(44%)이 가장 많았다.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소비자는 소비의 평탄화를 위해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대출을 늘리는 등의 신용활동 행태를 보일 수 있는 것.

우선 보험계약의 해지를 정의한 후, 보험계약을 한 번 이상 해지한 소비자가 해지 전 대출을 늘리거나 소비를 증감한 비율을 산출해 전체 경우와 비교해 살펴본 결과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소비자는 소비를 늘리거나 줄이지 않는 모습이며, 해지 전 소액대출 위주로 대출을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자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유의미하게 늘리거나 줄이지 않았으며, 이는 소비자가 소비의 평탄화를 추구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보험계약 해지 전 3개월 평균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직전 12개월 평균 대비 감소한 비율은 36.1%로 전체와 비교하면 5.2%p 높지만, 신용카드 사용금액이 증가한 비율도 전체에 비해 4.9%p 높게 나타나 보험계약을 해지한 소비자는 해지 전 소비를 늘리거나 줄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보험 해지 전 소액대출 늘리는 비율 높아

소비자는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신규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로 소액대출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계약 해지 전 6개월간 총 대출 보유액이 전월 대비 한 번이라도 증가한 비율은 27.5%로 전체에 비해 7.8%p 높으며, 1,000만 원 미만 대출의 보유액이 증가한 비율은 7.4%p, 1,000만 원 이상은 3.2%p 높게 나타나 소비자는 해지 전 소액대출을 늘리는 비율이 높았다.

보험계약을 해지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해지 전 현금 확보를 위해 주로 카드･은행업권에서 담보가 필요하지 않은 카드대출, 신용대출 등의 대출을 받았으며,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

업권별로 보면 보험계약을 해지한 소비자는 해지 전 카드･은행업권에서 대출을 늘린 비율이 높았으며, 상호금융, 보험 등의 업권에서는 대출 보유액이 증가한 비율이 뚜렷하게 높지 않았다.

상품별로 보면 소비자는 보험계약 해지 전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신용대출 등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고 담보가 필요 없어 심사가 간편하고 빠른 현금 확보가 가능한 상품 위주로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험계약 해지 전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한 소비자 비율은 0.1%로 다른 대출 상품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소비자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연령이 낮을수록 보험계약 해지 전 은행･신용대출을 늘린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을수록 카드론을 늘린 소비자가 많은 모습이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에서 보험계약 해지 전 총 대출･은행대출을 늘린 소비자 비율 차이가 높게 나타났다. 20대 이하에서 보험계약 해지 전 6개월간 총 대출이 증가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비율은 전체에 비해 9.0%p 높았으며, 은행업권 대출에 대해서는 3.5%p 차이가 나타났다.

상품별로는 연령이 높을수록 카드론을 늘린 후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행태가 나타났으며, 연령이 낮을수록 해지 전 신용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나 고연령층은 빠르게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카드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는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전 재무적 곤경을 해소하기 위해 신규 대출을 실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한도가 낮지만 심사가 간편해 빠르게 대출 실행이 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모습이고 고연령층일수록 그 선호도는 높아졌다.

분석 결과 소비자는 보험계약 해지 전 소비는 유지하고, 신규 대출을 통해 재무적 곤경을 1차적으로 해소한 후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액대출, 카드대출, 신용대출 등 한도는 낮지만 담보가 없고 심사가 간편해 빠른 대출 실행이 가능한 상품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고연령층일수록 보험계약 해지 전 카드론을, 저연령층일수록 은행, 신용대출을 늘리는 비율이 높았는데, 고연령층은 급한 생활자금에 대한 수요로 인해 금리가 높지만 빠른 현금 확보가 가능한 대출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고 저연령층은 생활자금 외에도 투자자금 마련 등을 위해 금리가 낮은 대출을 우선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 소비자들은 주로 금리가 높은 상품의 대출을 실행하고 보험계약대출의 활용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보험회사는 보험계약 유지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보험계약 해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들은 보험계약 해지 전 주로 금리가 높거나 만기가 짧은 대출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나, 대출 실행 후 소득증가가 없을 경우 가계 재무상황이 다시 곤경에 빠지고 보험계약 해지가 추가적으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보험계약 해지에 앞서거나 동시에 신용대출･카드론을 비롯한 무담보대출을 실행한 소비자의 경우 재무건전성(연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보험계약 해지 전 보험계약대출을 실행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소비자는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해 보험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비용과 대출이자 부담을 절감할 수 있다”며 “보험회사는 소비자의 보험계약 해지 청구 시 보험계약대출과 더불어 중도인출, 보험료 납입 일시중지, 보험가입금액 감액 등 보험계약 유지지원 제도에 대한 안내를 보다 강화하고, 보험계약 해지로 인해 소비자와 보험회사에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