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현대중공업지주가 현대중공업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변경한다. 기술 중심 그룹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목표 아래 그간 투자 해왔던 신사업 분야 육성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오는 3월 28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명 변경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새 사명 HD현대에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번 사명 변경을 두고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향후 미래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앞서 추진했던 한국조선해양을 통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투입자금으로 분류했던 1조5000억원을 신사업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상태다. 지난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조 1587억원, 영업이익 1조 854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통해 차세대 전기추진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재와 폭발 위험이 전혀 없는 배터리를 활용한다.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VIB, Vanadium Ion Battery)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사와 ‘바나듐이온 배터리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ESS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선박에 최적화된 ESS를 설계해 적용하고,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제작, 공급한다. 한국조선해양은 급성장하는 전기추진선 시장에서 안정성이 높은 선박용 ESS를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IDTechEX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하이브리드 추진선 시장은 2029년까지 연 평균 26% 성장해 시장 규모가 약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에 더해 정기선 사장이 올해 초 CES에서 “지난 50년 세계 1위 쉽빌더로 성장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퓨쳐 빌더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한 만큼 △아비커스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 신기술 육성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안에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으로 대형선박의 대양횡단 항해에 나서 신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낼 계획이다.

정 사장은 CES에서 이와 관련해 “자율운항 분야 전세계 유명한 스타트업을 만나봐도 저희보다 잘하는 곳이 없다”며 “자율운항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양 모빌리티는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류를 혁신하고 사고의 위험을 줄일 뿐 아니라 해양개발 가능성도 높여줄 것이다. 자율운항기술이 안전한 바다를 꿈꿔온 인류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3월 한국투자공사(KIC)와 1조 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선도적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더해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2030년까지 스마트조선소로 전환하기 위한 ‘FO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스마트한 작업관리가 가능한 조선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의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합작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추후 빅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판매하는 전문 합작사도 설립하기로 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2025년까지 100㎿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구축, 세계 최초의 2만입방미터급 수소운반선을 개발할 계획이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건설현장의 무인화를 목표로 스마트건설 로봇과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202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로봇기업인 현대로보틱스도 산업용로봇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비스로봇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투자전문 자회사인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하는 한편 미래에셋그룹과 340억 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해 디지털 헬스케어·바이오 분야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육성하기로 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조 1587억원, 영업이익 1조 8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48.9% 늘었고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부문인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20조 6065억원, 영업이익 1조 1424억원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건설기계부문의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출범 이후 최대인 3조 5520억원의 매출과 전년동기 대비 98.5% 상승한 18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 그룹 편입 이후 매출 1조 6782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매출 1조 8060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개조와 선박 부품서비스 부문의 수주 호조로 전년 대비 7.8% 상승한 매출 1조 876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도 2021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고 지난해 대비 4% 증가한 15조 49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선 자회사 현대중공업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8조 311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어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 대비 8.2%가 증가한 4조 2410억원, 현대미포조선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2조 88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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