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화물사업을 기반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8조7534억원, 영업이익이 1조4644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18%, 515% 증가한 수치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이 4조1104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2010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앞서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4분기 매출 2조8259억원, 영업이익은 70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연간 매출은 8조753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8%, 515% 증가했다. 이는 분기,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기존 연간 최대 영업이익은 2010년 1조1589억원으로 11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의 이 같은 성과는 항공 화물 매출이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4분기 화물 매출은 2조1807억원으로 화물 부문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글로벌 항공업계에선 화물 운임 상승이 이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여객기 운항이 줄면서 여객기 하부 화물칸의 공급이 급감했던 탓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정체되고 조업이 제한적이었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화물 운송 공급을 유지했다"며 "올해는 운항·조업 역량 강화로 안정적인 화물 운송 공급 체계를 유지하면서 부정기·화물 전용 여객기를 운영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사아나항공도 화물사업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4조1104억원, 영업이익 456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3575억원, 영업이익 21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물 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3조1485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2조1407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 2020년 A350-900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한데 이어 2021년 A350 여객기 2대와 A330 여객기 3대를 추가로 개조해 화물 수송력을 편당 각각 46톤, 16~20톤을 추가로 확보하고, 여객기의 벨리를 활용한 화물 전용 여객기 운영을 통해 늘어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했다.

한편 양사간 인수합병을 심사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이번주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대로 '조건부 허용'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해 12월29일 공정위는 슬롯 및 일부 노선 운수권 반납, 운임 인상 제한, 항공 편수 및 기타 서비스 축소 금지 등 조건을 달고 양사 합병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쟁점은 운수권 반납과 수익성 확보다. 공정위 분석에 따르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운항 노선은 총 65개의 중복된다. 이 중 인천~미국 로스앤젤레스(LA)·뉴욕·시애틀, 인천~스페인 바르셀로나, 인천~캄보디아 프놈펜, 인천~팔라우, 인천~호주 시드니, 부산~중국 칭다오 등 노선에서 100% 독과점이 발생한다. 공정위가 조건을 달 경우 운수권 배분이 필요한 주요 노선인 유럽·중국 노선을 다른 항공사와 나누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수천억원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적자를 해소하려면 양사가 몸을 합쳐 각종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운수권 재배분과 운임인상 제한등 수익성을 저해하는 조건이 걸리게 되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뿐 아니라 치솟는 유류비 등 재무적 부담이 클 것"이라며 "운수권을 재배분 하더라도 저가항공사들간의 경쟁만 심화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양사 합병은 공정위가 조건부 허용하더라도 미국·EU·중국·일본 4곳의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3일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지주사)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 결합을 불승인한 바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난해 4월에는 캐나다 1위 항공사 에어캐나다-3위 에어트랜샛 간 M&A가 무산된 바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