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객 매출이 급감한 저비용항공사(LCC)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가운데 업계 내부에선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LCC업계는 영업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각각 제주항공은 영업손실 3125억원, 진에어는 영업손실 2032억원, 티웨이항공은 영업손실 155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에어부산도 영업손실 204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는 지난 8일 기준 브렌트유 배럴당 92.69달러(약 11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1일 기준 가격은 배럴당 68.87달러였으나 약 두 달 만에 34.5% 급등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전일 대비 0.22달러(0.25%) 오른 배럴당 8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 이상 오르며 91.7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가가 급상승하면 유류비가 고정비용의 최대 30%를 차지하는 항공업계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4분기 급유 단가는 전년 대비 87% 올랐다. 영업비용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5%에서 28%로 2배 가깝게 늘어 부담이 현격하게 증가했다.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소비량은 3000만배럴 수준으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6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LCC 업계가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 하지 않았지만 적자는 확실시 되는 가운데, 유류 소비량과 최근의 유가 인상분을 감안하면 연초부터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도 다음달 만료를 앞두고 있다. 

LCC들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유급 휴직 직원을 대상으로 정부 지원금을 통한 휴업 수당을 지급해 왔으나, 다음달부터는 순환 무급 휴직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3년 이상 연속으로 같은 달에 고용유지조치를 실시하는 경우,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현재 휴업 수당은 평균 임금의 70% 수준, 휴직 직원 규모는 업계 전체 종사자의 50~60%다.

지원금 지급 중단을 앞두고 업계 직원들은 고용지원 기간 연장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3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무급 휴직 시행을 앞두고, 국적항공사 조종사들이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 연장을 요구했다.

연맹은 “오는 2월 말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종료가 예정돼 있다. LCC 직원들의 생계유지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사태는 시행령에 명시된 ‘불가피한 상황’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을 정부가 직시하고 항공사 직원들의 생존을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확대·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초창기부터 정부의 방역 지침에 최우선적으로 협조해왔는데, 남은 것은 영업 적자와 휴직에 들어간 수만명의 직원들”이라며 “화물수송 없이 국내선 영업 경쟁에만 내몰려 있는 저비용항공사는 국제선 운송을 위한 방역정책의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국내 LCC업계의 항로는 '시계제로'다. 당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된 직후 수익 보전을 위해 선택한 국내선 운항을 확대는 너도나도 같은 전략을 편 탓에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트래블 버블 체결에 따른 국제선 수요 회복 기대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꺾였고, 신규 취항 노선 및 운항 재개 노선도 운항 계획 수립과 철회를 반복했다. 올해는 중대형기 도입 및 화물운송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국제선 운항 정상화가 급선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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