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 국내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 색다른 문화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유럽이나 미국은 너무 멀고, 가까운 일본, 중국 여행에는 신물이 났다면 동남아로 떠나보자.

동남아, 그 중에서도 태국은 푸켓, 파타야 등 신혼여행은 물론, 문화와 역사의 자취를 둘러볼 수 있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옛 왕조의 발자취는 물론, 태국의 일상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치앙마이는 휴양지의 한가로움과 역사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한 번쯤 꼭 방문해 볼만하다.

‘북방의 장미’ 치앙마이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 정도 떨어져 있는 치앙마이는 방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북방의 장미’라 불리는 이곳은 태국의 문화유산뿐 아니라 화려한 축제와 수공예품, 다양한 여행코스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치앙마이는 성곽을 기준으로 구시가와 신시가로 나눠 구분하는데 성곽 안쪽은 예부터 주거지역이었으며, 역사적 유물 등이 많아 개발이 제한돼 한가롭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성곽의 안과 밖은 성벽과 해자로 구분돼 있고 문이라는 뜻의 다섯 개 쁘라뚜(Pratu)가 연결돼 있다. 문 외에도 여러 도로와 다리가 연결돼 있어 성곽의 안팎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신시가 중 가장 붐비는 곳은 서쪽의 쁘라뚜 타 패(The Phae)다. 이곳은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나이트 바자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리는 곳이다. 게스트하우스, 여행자 식당, 여행사, 기념품 가게 등 편의시설이 몰려있는 곳은 쁘라뚜 타 패 바로 뒤쪽의 타논 문 므앙(Thanon Mun Muang)과 타논 랏차담넌(Thanon Ratchadamnoen) 주변, 성밖으로는 쁘라뚜 타 패 앞에서 매남 삥까지 뻗어 있는 타논 타패(Thanon Thaphe)와 타논 타패 남쪽으로 나란히 나 있는 타논 러이크로(Thanon Loi Khro) 등이 있다.

시내 동쪽 방면으로는 치앙마이의 한강인 삥 강(Mae Ping)이 흐르고 있다. 삥 강 주변에는 유명 레스토랑과 바가 많다. 삥 강 동쪽의 타논 짜런 므앙(Thanon Charoen Muang)에는 기차역이 자리하고 있다. 구시가 북쪽에는 치앙마이와 주요 도시를 이어주는 버스 터미널인 치앙마이 아케이드가, 치앙마이 아케이드 북쪽에는 근교 지역으로 가는 버스 터미널인 창프악 터미널이 있다.
 
태국 북부의 란나 왕조(Lanna Kingdom)가 세운 도시인 치앙마이는 옛 왕조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시 곳곳에 황금색으로 치장한 사원과 그 주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일반 저택이 어우러지는 광경을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단순히 트레킹을 위해 치앙마이를 찾지 않은 여행객들에겐 사원, 건물 모두가 볼거리다.

걸어서 해자 안쪽 사원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4시간 가량 소요되며 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빌려 일대 사원을 둘러본다면 반나절 정도 걸린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는 쁘라뚜 타 패 주변의 타논 문 므앙(Thanon Mun Muang)에서 대여 가능하다.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

치앙마이의 사원 중 단 한 곳만 갈 수 있다면? 만약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면 이 보다 어려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즐비한 사원 중 어느 한 곳도 빼 놓을 수 없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기 때문이다.

왓 프라 씽(Wat Phra Singh)은 구시가 내 경찰서 근처에 자리한 사원으로 란나 양식으로 지어진 유명한 사원이다. 1345년 멩라이 왕조의 파유 왕에 의해 건립됐으며 불당 안에 안치된 프라 씽은 치앙라이에서 옮겨온 동으로 만든 불상으로 태국 신년 축제인 쏭끄란 기간 동안 치앙마이를 돌며 불상 행렬에 참여하기도 한다.

왓 프라 씽은 쁘라뚜 타 패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며 타논 랏차담넌, 쁘라뚜 쑤언 독 근처에 위치해 있다.

구시가 내 타논 라카만카에 자리한 사원 왓 쩨디 루앙(Wat Chedi Luang)은 1401년에 90m 높이로 세워졌으나 1545년의 지진으로 손상을 입어 현재는 60m 높이로 계단 주변의 스투코와 쩨디 중앙의 좌불상이 보존돼 있다. 쁘라뚜 타패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원으로 중요한 불교 행사인 푸자 행사가 열린다.

왓 치앙 만(Wat Chiang Man)은 1296년에 멩라이 왕에 의해 건립, 치앙마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높게 평가 받는 불상인 프라 씰라(Phra Sila)와 스리랑카에서 전래된 석조 조각인 크리스털 부다로 불리는 프라 쎄딴가마니(Phra Setangamani)로 유명하다.

‘꽃 정원 사원’이라는 이름을 지닌 왓 쑤언 독(Wat Suan Dok) 또한 볼만하다. 왕실 정원 부지에 세워진 이 사원은 쁘라뚜 쑤언 독에서 서쪽 방면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쑤코타이 양식과 비슷한 종 모양의 쩨디를 볼 수 있으며 고승 하마 테라 쑤마나를 기리기 위해 왕이 세운 황금빛의 웅장한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이 쑤텝(Doi Suthep)또한 빼 놓을 수 없다. 치앙마이의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는 도이 쑤텝은 치앙마이 북동쪽 해발 1천53m에 자리해 있으며 이전에는 290여 개의 끝도 없는 계단을 올라야 했으나 지금은 사원 입구에 케이블카가 설치됐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거대한 황금빛 불탑과 크고 작은 불상들로 가득한 사원을 만날 수 있다.

경내에 들어 설 때는 신발을 벗어야 하며, 불공을 드릴 때는 먼저 기어 들어가 봉안을 한 후 스님에게 다가가서 돈을 내면 된다.

또한 이 사원에서는 전생의 운을 볼 수도 있어서 많은 여행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사원 주위에는 33개의 종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으며, 이 종을 모두 두드리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도이쑤텝을 가기 위해선 치앙마이 동물원 앞에서 붉은색 썽태우를 타면 된다.

고산족과 함께하는 트레킹

치앙마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트레킹이다. 치태국 고산족 마을에서 숙식을 함께하는 트레킹은 여행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여행 코스다. 그러나 짧은 기간 치앙마이를 다녀온다면 최소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본격적인 트레킹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이럴 때는 여행사에서 선보이는 일일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일일투어 프로그램은 치앙마이 여행사에서도 판매하며, 방콕에서 미리 예약할 수도 있다.

트레킹을 살짝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일일투어로는 코끼리 사파리+코끼리 훈련소+난초 농원+고산족 마을+소싸움+대나무 뗏목 래프팅을 즐기는 프로그램과 고산족 마을 방문+코끼리 타기+뗏목 래프팅 프로그램, 카렌, 아카, 리수, 빠동, 라후족 등이 있다.

치앙마이 트레킹을 할 만한 여유가 없는 여행자라면 도이 뿌이(Doi Pui)에 가 보자. 깊은 산 속에서 살아가는 치앙마이 고산족의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는 있다. 특히 도이 쑤텝과 연계하면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되므로 한 번쯤은 가 볼만 하다.

 

태국 여행 시 알아두면 좋은 여행Tip

비자 및 세관

태국과 우리나라는 오랜 우방관계를 지속해 왔으며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한해 비자 없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

방문객의 편리를 위해 국제공항 세관에서는 녹색채널과 적색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세관에 신고물품이 없는 방문탑승객은 ‘Nothing to Declare’ 출구(녹색채널)를 이용하고 관세부과 아이템이나 제한․금지 물품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 또는 어떤 출구로 가야 할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Goods to Declare’ 출구(적색채널)로 가면 된다. 

생활관습

태국인들은 인사할 때 양 손을 맞대 가슴에서 턱으로 향하게 하고 머리를 숙인다. 이것을 ‘와이’라 한다.

또한 태국인은 머리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니 주의하자. 또 발로 사람이나 사물을 지칭하는 행위는 예의에 어긋나며 다른 사람의 반대편에 앉았을 경우에는 발이 앞 쪽 사람에게 향하지 않게 해야 한다.

사원 방문

태국은 국민의 90% 이상이 불교를 신봉하는 나라다. 이에 종교적 장소에서 소란을 피우는 등의 행위는 자제하고 종교적인 그림이나 상들이 안치돼 있는 불교사원을 방문할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이는 모스크 이슬람 사원에 들어갈 때에도 해당된다. 또한 들어가기 전에 입장이 가능한지를 묻고 종교집회가 있을 때는 입장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여성 여행자가 사원 등을 방문할 때 스님과의 신체접촉은 절대 해선 안 되며, 만약 감사의 물건을 전달해야 한다면 남성을 통해 전하거나 스님이 천을 펼쳐 두면 그 곳에 물건을 놓으면 된다.

의복

옷은 단정한 것이 좋다. 소매가 없는 셔츠나 브라우스, 짧은 치마나 바지는 삼가야 한다. 또한 모스트에 여성이 들어갈 경우에는 긴 스커트나 바지, 긴 소매로 된 윗옷과 목을 가릴 수 있는 머리스카프를 써 몸을 가리고 들어가야 한다.

이 외에도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을 오래 바라보면 무례한 행동, 혹은 싸움을 거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타인에게 물건을 건네줄 때는 왼손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태국에서 왼손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손이기 때문에 실례가 될 수 있다.

 

사진․자료제공: 태국관광청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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