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올해 들어 새해 연초부터 국내 주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효과로 700조원대 초반에 머무는 등 급증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3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에 따르면 5대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7조689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2월 말(709조528억원)보다 1조3634억원 적은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 합산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 상환으로 인해 3조 546억원이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2000억원 감소했고 지난달에도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었을 경우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은 1월에도 늘었지만 증가폭은 축소되고 있다. 5대은행의 1월말 현재 주담대 잔액은 506조5127억원으로, 지난달(505조4046억원) 대비 1조108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2조1122억원, 12월 2조761억원에 비해 소강 상태인 것이다.

대출이 줄어든 데에는 대출 규제로 한도가 작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출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의 대비 제한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규제는 1월부터 총 대출금 2억원 이상부터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 자체가 줄었다.

또한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하며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금리(4대은행 기준)도 각각 연 4.70%, 4.86%로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도 변동형 기준 연 3.71~5.21%로 증가했다.

주택 매매거래도 줄었다.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795건)에 비해 90% 이상 감소했다.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137조421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5151억원 감소했다. 전월 감소폭 1조5766억원보다 더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공모주 청약으로 한때 급증했다가 월말에는 진정되면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집단대출 잔액은 157조1991억원으로 전월 대비 4627억원 늘어나 전월 증가폭(9331억원)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에 몰린 돈은 11조 8410억원 많아졌다. 은행권 정기예금은 지난해 8월(7조 9422억원) 이후 증가세를 이어 가다 같은 해 10월에는 20조원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12월에는 79억원 줄었으나 지난 1월 다시 12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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