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대부분 도심 속이나 주변에 위치하여 교통의 편리함과 시장, 학교와 병원 등이 가깝거나 어린이 놀이터와 휴식 공간 등 생활 편의시설이이 함께 있어 선호의 대상이고 특히 경비원이 상주하고 방범용 CCTV 등 안정적인 보안이 갖춰져 있으며 각 호수별로 독립된 공간이라 시골의 마을과 다르게 사생활이 보호되고 있다는 장점이 있어 층간 소음만 없다면 최고의 주거공간이다.

근래에 건축된 아파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홈네트워크시스템이 제공되고 있는데, 원터치만으로 제어하거나 방문자 영상 확인 및 통화를 하거나 외부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이 외에도 공지사항확인, 택배알림, 주차알림, 날씨정보, 엘리베이터 연동, 음성메모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홈네트워크 허브를 “월패드”라 칭한다.

월패드는 가정의 거실이나 주방의 벽면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홈 네트워크 핵심 기기로 기존의 비디오폰에서 발전되어온 것으로 제조사별로 외관은 다르지만 패드형태의 화면에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버튼을 사용할 수 있고 도어폰이 제공되며 방범이나 방재, 가전기구나 조명을 제어하는 기능도 있으며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어 세대간 화상통화를 하거나 TV를 볼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며 특히 사물인터넷(IOT) 형태로 결국 월패드는 편리하지만 절대적인 보안대책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최근 다크웹(특정 부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비밀 웹사이트)이 우리나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 산재한 700여개의 아파트의 월패드를 해킹하여 사생활 장면이 고스란히 드러난 영상이 유출되면서 이슈가 되고 있어 경찰에서 전면적인 수사에 나서며 시스템에 원격으로 악성 프로그램을 심은 증거를 확보했으나 미상의 해커로만 전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수사에 진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문제는 해커가 보유한 월패드에 달려있는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사생활 영상이다.

유출된 영상은 주민들의 일생생활 및 알몸이나 성관계 등 민감한 사생활 장면까지 그대로 유출되어 다크웹에서 제3자에게 하루치 영상을 판매하는데 비트코인(약80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며 현재 인터넷을 통해 해킹된 전국의 아파트의 위치와 명칭이 유포되고 있는데, 신축 아파트와 빌라는 이번 해킹사건에서 보듯 보안에 취약한 실정으로 세대 전체가 단일 망(공동망)을 사용하는 만큼 한 세대가 해킹되면 연쇄적으로 주변세대까지 영향이 이어지는 보안의 취약성이 문제이다.

우리나라의 주거형태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60~70%이며 ICT기술이 발달되어 건설사에서 주민들의 편의성만 갖춘 홈 네트워크를 설비에 집중하다 보니 보안은 고려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이며 분양받아 입주하는 주민들도 현관 비밀번호는 바꾸면서 월패드의 비밀번호를 초기 설치 시 공통된 번호 그대로 두거나 해킹하기 쉬운 비밀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해킹에 취약했던 것이다.

이러한 취약성은 과거부터 제기되었지만 대책은 시행되지 않았다. 2015년 고려대에서 개최된 보안 컨퍼런스에서 해킹 전문가들이 특정 아파트의 월패드를 해킹하여 원격으로 카메라와 전등 등을 조작하는 시연을 보여준바 있으며, 같은 해 정보보호학회에서 개최한 정보보호 컨퍼런스에서도 보안업계의 전문가들이 월패드 기기를 분해해 탑재된 반도체의 취약점을 분석하여 해킹하는 취약점 연구결과와 시연을 공개하며 개선대책을 주장한바 있다.

2018년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에 의해 월패드의 문제점이 제기되며 세대간 망 분리를 구축하도록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 했으나 월패드 제조업체와 건설사에서 강하게 반대함에 따라 무산 되었고 정부에서도 강제하는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았었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망을 분리해야 하는 등 별도의 대책을 갖춰야 하므로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돈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실정으로 제조사에서는 보안대책 없이 생산하고 건설사들은 분양 공고 시 보안취약 부분을 감추고 단일망을 사용하는 홈 네트워크 서비스의 다양한 편리 기능만 강조하며 예산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망 분리를 요구하며 보안을 강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문제점을 사전에 방지할 법과 제도는 사전에 갖춰지지 않고 있다가 최근 그동안 마련했던 결과로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의 설치 및 기술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고시 하며 늦게나마 대책을 제시하여 세대별 망 분리와 홈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보안 요구사항이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으나 완벽한 보안이 되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그러나 기준이 강화되는 대로 해커 역시 또 다른 침투 방법을 도모 할 것이므로 뒷북치기식이 아닌 각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예방차원의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지시한 개정안에도 당장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기준이 새롭게 신축하는 건물에만 적용되어 향후 2~3년 뒤에나 적용될 실정으로 기존의 피해 아파트를 비롯한 건축물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라 그동안 불안한 상태로 거주해야만 하는바 정부에서는 당장 필요시 카메라를 가리는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라도 지자체를 통해 해당되는 건물의 관리사무소에 전달하여 게시물을 부착하거나 가정에 안내문이라도 돌려야 마땅하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홈페이지에 침해사고 예방을 위한 수칙으로 관리자에게 “방화벽 등 보안장비 운영, 주기적인 보안 취약점 점검 조치, 관리서버에 불필요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제거, 관리자 비밀번호 주기적 변경하기, 침해사고 발생 시 인권침해대응센터(118)로 신고”를 강조하고 있고 기기 이용자에게는 “기기는 암호를 설정하고 1111, 1234, ABCD 등 유추하기 쉬운 암호 사용하지 않기, 기기 주기적인 최신 보안 업데이트하기, 카메라 기능 미 이용시 렌즈 가리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보안업계에서도 이미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관련 솔루션을 준비 해 왔고 개발하여 대형 아파트 단지에 구축한 업체도 있다. 세대 간 망 분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이므로 정부에서도 이미 검증이 완료된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을 업체를 선별하여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이나 주거공간에서의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앞에서 거론한 월패드의 보안취약 문제뿐만이 아니다. 해킹으로 논란이 되는 것 중 IP(인터넷 프로토콜)카메라의 경우는 개인의 보안목적으로 어린 자녀를 케어 하거나 반려동물의 일상을 원격으로 확인하기 위해 가정에 설치하는데 이것 역시 보안이 허술하고 설치 초기비밀번호를 변경하지 않아 해킹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의 사생활 동정까지 노출되고 있다.

예방 방법으로는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이름으로 하지 말고 초기비밀번호를 특수문자를 포함한 복잡하도록 변경하는 것이 우선이며 무선공유기를 연결해서 사용하는 경우 공유기 비밀번호도 변경 사용해야한다.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전원을 꺼 놓거나 렌즈를 가려야 하며 소리도 송신되는 카메라의 경우는 꺼놓는 것이 상책이다.

인터넷 기반의 CCTV 해킹은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데, 2019년 태국에서는 불명의 해커가 교도소 CCTV를 해킹하여 수감되어 있는 수감자들의 일상을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설치된 많은 CCTV는 다른 IOT기반의 장비들과 함께 혼용으로 사용하다 해킹된 것이었다.

가정에서 사용자의 음성 요구에 따라 편리하게 음악을 틀어주고 궁금한 것에 답변하거나 대화의 상대도 되어주는 인공지능(AI)스피커 역시 사생활 보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4시간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즉시 답변하거나 실행을 해야 하므로 항상 음성을 듣고 있기 때문에 가족 간에 사생활 부분이나 중요한 전화통화 내용 등이 해킹을 통해 유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첨단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일상은 모든 것이 편리해졌다. 그러나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통신기반을 바탕으로 하는 제품은 당연히 보안대책 마련이 우선이다. 정부 부처와 국정원에서는 관련 보안업계와 합동으로 국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류원호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rwh11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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