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신문]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got / and never brought to mind
Should auld acquaintance be forgot / and (days of) auld lang syne.
오래된 인연을 어찌 잊어 먹고 / 머릿속에 떠올리지 않으리
오래된 인연들과 지난 지 오래된 날들 / 어찌 잊으랴?

(후렴) For auld lang syne, my jo(또는 dear) / for auld lang syne
we’ll take a cup o’ kindness yet / for auld lang syne.
오랜 옛날부터 내 사랑아 / 오랜 옛날부터
다정함 한잔 축배를 드세 / 오래된 옛날을 위해

And surely ye’ll be your pint-stowp / and surely I’ll be mine
And we’ll tak a cup o’ kindness yet / for auld lang syne.
너 낸 네 잔 한 잔 사고 / 나는 내 잔 한 잔 꼭 살테니
다정함 한잔 축배를 드세 / 오래된 옛날을 위해

We twa hae run about the braes / and pu’d the gowans fine
But we’ve wander’d mony a weary fit / sin auld lang syne.
우리 둘은 쉴 새 없이 언덕을 누비고 / 아름다운 민들레 꺾곤 하였으되
이제 발이 지칠 만큼 돌아 다녔노라 / 오래된 옛날 이후

We twa hae paidl’d i' the burn / frae morning sun till dine
But seas between us braid hae roar’d / sin auld lang syne.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 우리 둘은 노를 젓곤 하였지만
우릴 가르려는 바다는 넓어지려고만 하네 / 오래된 옛날을 이후

And there’s a hand, my trusty fiere / and gie's a hand o’ thine
And we’ll tak a right gude-willy waught / for auld lang syne.
내 사랑하는 친구야, 그 손이 저기 있으니 / 손을 뻗어 내 손을 잡게
유쾌한 한잔을 같이 마시니 / 오래된 옛날을 위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이맘때면 크리스마스 캐럴과 함께 자주 듣고 부르는 노래가 있다. 외국곡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이다. ‘석별의 정’ 또는 ‘작별’, ‘이별’이라고도 하는 이 노래는 해마다 12월 31일 자정 세계적으로 불리는 명곡이다.

외국에선 헤어질 때, 떠나보낼 때 불리지만 내용은 다시 만날 때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서양에선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부르는 축가이기도 하다. 가는 해를 보내는 서운함, 오는 해를 맞는 기쁨과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다. 미국 빌보드(발매되는 음반판매량 집계 음악주간잡지)가 선정한 ‘뉴 이어 송(New Year Song)’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스코틀랜드에선 세계적 연말-연시행사인 ‘에딘버러 호그마니축제(Edinburgh Hogmanay Festival)’ 때 이 노래가 울려 퍼진다. 17세기 말 바이킹해적들 축제에서 비롯된 이 행사는 12월 30일 시작, 새해 1월 1일까지 이어진다. 연말 자정 때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직전 참가자들이 ‘올드 랭 사인’을 다 함께 부른다. 영화 ‘포세이돈’에서 유람선이 최후를 맞기 전 승객들이 불러 눈길을 끈다.

‘오랜 옛날부터(old long since)’란 뜻

‘올드 랭 사인’은 스코트어로 ‘오랜 옛날부터(old long since)’, ‘오래 전에’, ‘그리운 옛날’이란 뜻이다. 스코틀랜드에선 ‘스카이의 뱃노래’, ‘로크 로몬드’와 더불어 가장 널리 불리는 가곡이자 신민요다. “국가(國歌)로 삼자”는 의견까지 있었을 만큼 민초들 애창곡이다. 그러나 ‘스코틀랜드의 꽃’, ‘용감한 스코틀랜드’, ‘스코츠 워 헤이’ 등 스코틀랜드의 다른 비공식애국가들과 달리 민족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이 없다며 지지를 받지 못했다.

노래가 만들어진 건 1788년. 스코틀랜드 민중시인 로버트 번스(Robert Burns, 1759년 1월 25일~1796년 7월 21일)가 방언으로 전해져오는 민요를 바탕으로 쓴 시(詩)가 노랫말이 됐다. 번스가 어느 날 한 어르신이 부르던 노래를 귀담아 듣고 메모해뒀다가 시를 지은 게 가사가 된 것이다. 여기에 고전주의시절 영국 작곡가 겸 바이올린연주자 윌리엄 쉴드(William Shield, 1748~1829년)가 곡을 붙였다.

오늘날에도 번스가 쓴 시 구절이 원음 그대로 불리고 있다. ‘올드 랭 사인’은 스코틀랜드 방언이 많이 들어가 있어 영어를 쓰는 영국 사람들조차 정확한 뜻을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방언으로 된 가사 1절 이외엔 부르는 데마다 다르다.

번스는 1759년 스코틀랜드의 농촌마을 에리셔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인 그는 학교를 다니기보다 집에서 가정교사로부터 글을 배웠다. 교사들 중 존 머독은 번스에게 영국 문학, 프랑스 춤을 가르쳤다. 번스는 그때 문학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그는 25살 때 아버지가 별세하자 가업을 물려받고 농부가 됐다. 그러나 그는 이미 시인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었다. 시를 썼고 민요를 모으거나 다시 써서 1786년 첫 시집(‘스코틀랜드의 방언시집’)을 냈다. 게다가 스코틀랜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프랑스혁명에 뜻을 같이 하는 저항운동을 펼쳐 자메이카로 옮겨 살아야할 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그 바람에 그는 1788년까지 영국 에딘버러에서 살았다. 그때 번스가 작시(作詩)한 곡이 ‘올드 랭 사인’이다. 이처럼 번스는 힘들고 어려운 시절 진보적 성향을 띈 문인으로 꼽힌다. 1789년 그가 고향집에 돌아왔을 땐 가난하고 병든 몸이 돼 7년 뒤 37살에 세상을 떠났다.

‘올드 랭 사인’은 외국 곡임에도 우리나라 노래로 아는 이들이 적잖다. 멜로디가 애국가, 졸업식노래, 찬송가 등으로 쓰이고 여러 곳에서 자주 불렸기 때문이다. 각종 행사나 모임, 교회예배 때 불려 귀에 익은데다 연말이면 방송전파를 많이 타 친숙한 느낌이다. 이 노래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1900년대 초. 외세침략을 받아 나라가 위태로웠던 1907년 국가사랑, 충성심, 자주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애국가노랫말이 만들어졌고 그 뒤 ‘올드 랭 사인’ 곡조로 널리 불렸다. 개신교 쪽에선 ‘천부여 의지 없어서’(구 찬송가 338장, 신 찬송가 280장)란 제목의 찬송가로도 불린다.

1919년 ‘3·1운동’ 땐 우리 백성들이 라디오방송을 통해 흘러나온 ‘올드 랭 사인’ 곡조에 애국가노랫말을 붙여 불렀다. 그렇게 하다 1948년 대통령령에 따라 안익태(1906년 12월 5일 평양출생~1965년 9월 16일)가 작곡한 ‘한국환상곡’이 애국가멜로디로 정해지기 전까진 ‘올드 랭 사인’이 쓰였다. 안익태는 “외국노래 곡조에 애국가를 부르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여겨 1935년 지금의 애국가를 작곡했다.

이 노래는 영화주제곡으로도 쓰였다. 1953년 ‘애수’(원제목 : Waterloo Bridge, 워털루 다리)가 상영되면서 소개됐다. 그때 ‘영원한 어린이의 벗’으로 불린 아동문학가 강소천 시인이 우리말로 바꾼 가사를 원곡에 붙였다. 서정적인 가락 덕분에 다양하게 리메이크되고 있고 여러 대중매체에서도 나온다. ‘애수’는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전쟁멜로영화다. 1930년 미국의 비평가 겸 극작가 로버트 E. 셔우드가 쓴 희곡을 바탕으로 1931년 영화로 만들어졌으나 비평과 흥행에서 참패,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 뒤 머빈 르로이 감독이 비비안 리와 로버트 테일러를 주인공으로 써 1940년 영화를 리메이크해 크게 성공, 사랑을 받았다. 번역된 주제가의 우리말 가사는 다음과 같다.

(1절)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 작별이란 웬 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 어디 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네

(2절) 잘 가시오 잘 있으오 축배를 든 손에 / 석별의 정 잊지 못해 눈물만 흘리네 / 이 자리를 이 마음을 길이 간직하고 /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랠 부르자

이후 학교졸업식장에서도 이 노래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졸업분위기에 맞게 작사된 노랫말을 후배들이 ‘올드 랭 사인’ 곡조에 붙여 선배들 환송곡으로 불렀다. 일제강점기 때 졸업식노래를 일본어버전인 ‘蛍の光’(‘반딧불의 빛’)을 불렀으나 애국가 가사를 붙여 부르다가 친일파 한인(韓人)선생의 고자질로 학생들이 붙잡혀간 일도 있었다.

김장훈, 런던올림픽 응원가로 리메이크 발표

2000년대 들어선 가수 김장훈이 ‘올드 랭 사인’ 곡조에 애국가가사를 붙인 ‘독립군 애국가’ 를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응원가로 리메이크해 발표, 화제가 됐다.

북한에선 1948년 초반까지 ‘올드 랭 사인’ 멜로디의 애국가가 불렸다. 1948년 2월 8일 평양역 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열병식 때 연주된 음악이 ‘올드 랭 사인’ 곡조의 애국가였다. 그러나 1948년 중반부터는 1947년 작곡된 북한의 새 애국가로 바뀌었다. 따라서 ‘올드 랭 사인’ 멜로디의 애국가는 더 이상 불리지 않고 있다.

왕성상 언론인/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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