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우리나라 대표적인 잇몸약인 ‘인사돌’과 ‘이가탄’ 효능에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불만제로UP에서 동국제약의 ‘인사돌’과 명인제약의 ‘이가탄’이 잇몸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이 아닌 보조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인사돌-이가탄’ 주성분 효능, 의약품으로서 부족

프랑스에서 수입한 제품인 인사돌은 현재 프랑스에서 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이 잇몸질환 치료에 충분한 효능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평가돼 지난 2011년 5월부터 프랑스에서는 건강기능 식품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현재 프랑스에서는 인사돌이 ‘의약품’이 아닌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인제약의 이가탄 역시 같은 성분의 의약품은 현재 일본 후생노동성의 통지에 따라 발매가 중지된 상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가탄과 동일성분의 의약품을 성분 문제로 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최초 개발한 효소소염제인 염화리소짐이 효능이 없다는 평가에 따라 출혈을 멈추게 한다는 내용을 삭제할 것을 통보한 것. 이에 효능효과가 없는 약은 판매할 수가 없다는 이유로 현재 이 성분의 잇몸약들은 일본에서 판매 중지된 상태다.

결국 인사돌과 이가탄은 최초에 제품을 개발한 나라에서 모두 주성분 효능이 의약품으로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정작 동국제약과 명인제약은 위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프랑스로부터 건강기능 식품으로 분류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적 없다. 자체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 의약품으로 등재돼 있다”며 의약품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전했다. 의약품으로 등재된 곳이 어디냐는 기자의 질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관계자는 “각기 나라마다 동일한 성분이더라도 건강기능 식품으로 분류되거나 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 제도적 차이다”며 프랑스 오리지널 사가 인수되는 과정에서 제품문제보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날 방송에 나온 치과의사 및 약사들은 입을 모아 “단언컨대 잇몸약으로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없다”, “치과치료를 안 받고 약을 먹어 해소가 되면 의사들이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 치과의사 10명 모두 잇몸약을 단독 복용할 경우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 행태 문제

문제는 인사돌과 이가탄 두 제품 모두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의약품이라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표 잇몸약’이라는 카피는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인식돼 있는 만큼 의약품의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은 부작용 발생 등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안정성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일반 상품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매출 증대만을 노린 허위‧과장 광고로 인해 의약품이 잘못 사용되면 질병의 악화는 물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의약품 광고는 매우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약협회에 의약품의 사전광고심의를 위탁한 것에서부터 의약품의 허위 과장광고가 엄격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총 1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제약인사가 5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를 받아야 될 인사들에게 규제를 맡기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현행 약사법 68조 2에 따르면 식약처장은 의약품 광고 심의를 제약협회에 위탁하여, 제약협회에서 광고심의위원회를 운영-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의약품 광고심의위원회의 구성원에 이해 당사자인 제약 산업 관계자를 배제시키고 전문가 단체, 시민사회 단체, 정부 관계자로 위원회를 중립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사돌과 이가탄의 효능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 행태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의약품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이 잇몸약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했다. 또한 이들이 서면으로 질의한 내용 중 ‘프랑스, 일본의 사례’에 대한 내용은 답변하지 않았다.

각 제약사 관계자에 따르면, 인사돌은 1995년에 의약품 효능 재평가를 받아 일반의약품이 됐고 이가탄은 2000년 초반에 재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불만제로팀이 식약처에 취재를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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