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주택인 LH공사의 보금자리주택이 군부대 관사로 탈바꿈 돼 논란이 되고 있다.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경기 군포시 당동2지구 보금자리주택 3‧4단지 일부를 국방부가 매입했다. 이에 입주 예정자들은 신뢰를 져 버린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입주 예정자 “군 관사 매각은 신뢰 져버린 행동”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당동2지구 3·4단지 아파트 91가구를 LH로부터 사들였다. 이는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에서 결정한 사업으로 국방부가 분양받은 아파트는 인근 지역 군 부대 장교와 부사관 가족들을 위한 관사로 사용된다.

국방부가 매입한 경기 군포시 당동2지구 보금자리주택 3, 4단지는 공공분양 아파트이며 각각 246가구, 488가구 등 모두 734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에 국방부가 91호를 분양받으면서 전체 물량의 12% 정도가 군 관사로 사용된다.

일반적인 보금자리주택인 줄 알고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들은 LH에 국방부와의 분양계약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의 이미지 하락을 우려한 입주 예정자들은 사전 공지 없이 군 관사로 아파트를 매각한 것은 분양받은 사람들의 신뢰를 져버린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수분양협의회 측은 “보금자리는 집 없는 서민에게 주택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다. 국방부라는 정부 기관이 분양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H 경기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군인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다. 군인뿐만 아니라 군 가족들이 다 같이 사는 것이다”라며 선입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덧붙여 국방부가 보금자리주택을 분양한 점에 대해 “처음부터 공급됐다면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미분양 기간 동안 선착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후 100여 호가 남았을 때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고 밝혔다.

LH “국방부 부대 토지 받는 대신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주택 보상”

군포시 당동2지구의 최초 입주자 모집 공고일은 2012년 5월 23일이었다. 계약 체결기간은 2012년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이뤄졌으며 그 결과 70%가 미분양 상태에 빠졌다. 이에 LH는 2012년 8월 27일 무자격자도 20세만 넘으면 분양받을 수 있도록 선착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냈다. 결국 국방부 역시 미분양 주택을 분양을 할  수 있는 대상자가 되면서 91가구를 LH로부터 사들이게 됐다. 

LH 관계자는 400호 정도는 서민에게 공급된 이후 100호 남짓을 군 부대 관사로 선정한 것이니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위례 신도시 조성으로 해당 지역의 군 부대와 군 아파트가 이전하게 되면서 LH측은 국방부에 다른 지역의 주택을 보상해야 한다. 이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각종 지장물을 신축하거나 이전 해 기부한 뒤 그에 상응하는 자산 가치를 넘겨받는 방식이다. 즉, 땅을 받고 토지나 주택 등 다른 현물로 보상하는 것이다.

이번 경기 군포 당동2지구 보금자리주택이 군부대 관사로 탈바꿈 된 계기도 바로 ‘기부대양여 방식’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측은  “군 부대 이전 과정에서 LH가 당동 보금자리주택으로 관사를 선정한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본지와 통화한 LH 관계자 역시 ‘기부대양여 방식’이 맞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결국 군 부대 인근 주택을 제공해야 하는 LH가 인접 거리 미분양 아파트가 당동밖에 없어 이곳을 군 부대 관사 이용을 목적으로 국방부에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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