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앞서 낙농업계가 원유가격 인상을 발표한 이후 "원유거래 방식을 재정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우유 가격 산정 체계를 개편한다. 이에 따라 마시는 우유와 가공유 등 용도에 따라 구매 단가에 차등을 두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마련을 위한 낙농산업발전위원회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현행 '쿼터제(생산조절제도)'를 정비해 용도별 차등 가격제를 도입하는 방안과 중장기적으로 원유거래 방식을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쿼터제는낙농진흥회 소속 농가에 기준 원유량을 할당해 그에 한해 정상원유가격을 지불하고, 뭐터를 초과한 생산분에 대해서는 원유값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2002년 10월 도입해 같은해 11월 시행됐다. 원유 쿼터의 총량은 2011년 224만6000톤에서 2012년 231만7000톤으로 증가했다가 2014년 이후 감산 정책이 도입되면서 219만3000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현행 제도를 두고 학계에서는 “생산총량을 미리 정하다보니 가격에 수급상황이 반영되기 어렵다보니"며 "쿼터 제도를 용도별 차등 가격제로 계산해 유가공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농가 측에서도 "쿼터를 맞추기 위해 젖소를 도태시키거나 목표수익을 맞추기 위해 쿼터를 늘리고 생산비를 추가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만드렁져 농가에 부담"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를 두고 농식품부는 "그 동안 낙농산업은 쿼터제와 생산비 연동제를 운영하면서 신규 축산업자의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원유가격이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결정돼 수요와 공급이 괴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  마시는 용도인 음용유와 치즈나 아이스크림, 분유 등으로 만드는데 쓰이는 가공유 등 원유의 용도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결정하게 된다.

농식품부는 "차등가격제가 적용되면 낙농가 소득도 현행 가구당 평균 1억6187만원에서 1억6358만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차등가격제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자(MMB)와 유업체가 직거래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업체가 원유 구매계획을 사전 신고하면 낙농진흥회가 전년 원유 사용실적, 수요 변화, 자급률 등을 고려해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생산 계획이 확정되면 진흥회가 이행실적을 점검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국내 원유가격 결정과 수급을 담당하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이사회는 정부·소비자·학계·진흥회 4인, 생산자 7인, 수요자 4인 등 총 15인으로 구성된다. 생산자 단체 인사가 과반에 가깝게 구성돼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성 인원을 23인으로 늘리고 학계와 전문가, 소비자단체 등을 다수 포함해 중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관상 이사회 개의 조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긴급현안이 발생하거나 이익단체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논의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며 "이사회 구성을 보다 중립적으로 구성하고 지나치게 엄격한 개의 조건을 폐지하는 등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