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등 과학적인 원가 분석보다

스타벅스 등 유명브랜드 가격이 확실한 비교 대상

매일 점심식사 후 직장인들은 부담스러운 점심가격만큼 비싼 커피전문점 커피를 마신다. 커피전문점 커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국인들의 일상생활의 일부로 깊숙이 자리잡았다. 겉보기에 소비자들은 커피가격의 원가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커피문화로 자리잡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그들만의 휴식시간을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식품비용부담이 증가하면서 커피가격도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빠르면 6월, 늦어도 7월에는 커피전문점 커피가격의 원가를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이 3년간 10배 늘었는데 오는 7월에 커피 가격비교정보 등 점검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말이다. 공정위는 올 초부터 커피전문점을 중점 감시대상으로 선정하고 불공정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할리스, 엔제리너스, 카페베네 등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이 점검 대상이지만 최근 가격을 인상한 스타벅스가 포커스가 될 전망이다.

커피전문점 대부분이 고급종인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이 맛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지만 브랜드가격이 곧 가격거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커피가격은 인테리어 비용이 좌우

커피전문점은 맛좋은 원두를 사용한다고 강조하지만, 그보다는 인테리어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가맹점들은 가맹비 이외에도 3.3㎡당 약 200만원~300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한다.

카페베네 매장 개설에 필요한 인테리어 비용은 132㎡(40평형)를 가정해서 3.3㎡당 250만원이다. 투썸플레이스는 3.3㎡당 인테리어 비용이 196만원, 엔제리너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3.3㎡당 인테리어 비용이 214만원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 등은 󰡒우유와 원두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매장마다 임대료가 다르고 직영점과 가맹점의 가격정책에 차이가 있어 커피 가격도 다를 수 있다󰡓고 해명한다.

이번에 커피 가격을 인상한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해 148억원의 로열티를 미국 본사에 지불한 것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미국 본사에 로열티로만 735억원을 지불했다. 비용이 늘어나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해명이 무색하다. 게다가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미국보다 국내가 더 비싸 국내 소비자를 봉 취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커피가격이 가장 비싸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세계 18개국의 주요 생필품의 물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은 3천600원으로 미국(2천705원)보다 900원가량 비쌌다. 지난해 관세청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커피전문점들이 커피음료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미국산 원두 10g(1잔 분량)의 수입원가는 관세를 포함해도 133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 1잔 가격이 3천500원~4천원임을 고려하면 최고 30배나 가격을 부풀려 폭리를 취하는 셈이다.

가격을 인상한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3천900원, 카페라테 4천400원에 판매한다.

카페베네는 아메리카노 4천원, 카페라테 4천600원으로 조사대상 커피전문점들 중 커피 가격이 가장 비쌌다. 엔제리너스의 아메리카노는 3천600원, 카페라테는 4천100원이다. 던킨도너츠는 아메리카노 3천원, 카페라테 3천300원이다.

테이크아웃 커피가격 왜 똑같지?

외국에서는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경우와 매장 안에서 마시는 경우의 가격이 다르다. 이른바 자릿세를 따로 받기 때문이다.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시더라도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마시는 경우에도 테이크아웃 가격과 같다. 커피가격에 포함된 임대료와 인테리어비용에 대한 부담을 빼주는 셈이다.

예를 들어 커피가격이 2천원이라면 자릿세도 2천원이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4천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커피를 서서 마시면 2천원만 지불하면 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테이크아웃 커피나 매장 안에서 마시는 커피 가격이 같다. 일부 매장에서 머그컵과 종이컵을 구별해서 종이컵을 반환하는 경우 반환금을 내주고 있기는 하지만, 이와는 다른 문제다.

자릿세를 커피가격과 구별하는 선진국 문화에서 국내로 들어온 스타벅스마저도 한국에서는 이러한 문화를 나몰라라하는 식으로 한국소비자들을 무시하고 있다.

이지영 기자  ljy@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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