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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석촌호숫물 15만톤’ 제2롯데월드 붕괴 우려 고조수맥 위에 세워진 초고층건물
고승주 기자 | 승인 2013.11.20 17:49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제2롯데월드 공사 이후 사라진 석촌호숫물 15만톤이 지반침하의 징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하수 유출로 땅속에 빈 공간이 생기면, 최악의 경우 공사지역이 붕괴할 수 있는데 석촌호숫물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은 그 징조라는 것이다. 롯데 측은 공사장과 줄어든 석촌호숫물 간 관계를 부인하면서도 자비를 들여 한강물을 끌어다 수위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준공률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지반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위유지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한다.
 

   
 

서울 잠실에 있는 석촌호수. 2011년까지만 해도 한해 평균 20만톤의 물이 자연증발로 사라지던 호숫물이 올해 들어 추가로 15만톤의 물이 더 사라지고 있다. 수위도 1미터 가량 줄어들면서 육안으로도 줄어든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석촌호수에서 80미터 떨어진 제2롯데월드 공사장. 이 이상현상은 제2롯데월드가 세워진 후에 발생했다. 이에 석촌호수의 수위를 유지, 관리하고 있는 송파구청은 롯데 측에 수천만원의 비용부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아한 것은 롯데의 대응. 롯데 측은 호숫물이 줄어든 것은 자연증발한 탓이라고 하면서도 수위유지를 위한 분담금은 부담하겠다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

수위 실종은 붕괴의 전조

호수와 공사 간 관계가 없다는 롯데가 수천만원의 돈을 부담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종관 건국대 교수는 롯데 측이 공사 중 지하수가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맥을 건드렸고, 수맥에서 대량의 물이 빠져나가면서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석촌호수의 물이 대거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박 교수의 예측대로 지하수와 석촌호수 수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면, 제2롯데월드는 삽시간에 붕괴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비 등으로 인해 땅속에 스며든 물은 지층이 어긋난 균열지대(균열대)를 가득 채운다. 이 채워진 물을 지하수라고 한다.

평소대로 지하수의 수량(지하수면)이 유지돼 균열대가 가득 찬 상태라면 문제가 없지만, 공사 중 수맥을 건드려 외부유출량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균열대 안의 수량이 줄어들어 빈 공간이 생기면 이 공간은 막대한 압력을 견디지 못해 붕괴한다. 이 붕괴의 여파로 급속도로 지반이 꺼지는 현상이 싱크홀이다.

만일 제2롯데월드 공사로 발생한 지하수 유출을 석촌호수가 메꾸고 있다면 석촌호수 수위는 문자 그대로 붕괴의 카운트다운인 셈이다. 총 123층 높이 555미터짜리 제2롯데월드가 무너지면 과거 삼풍백화점 사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롯데가 한강물을 끌어다 석촌호수의 수위를 유지한다고 해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제2롯데월드는 앞으로 70여 층을 더 지어야 하는 데 건축이 진행될수록 지반에 가해지는 압력은 막대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지반붕괴 가능성은 급속도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2롯데월드 공사장 지하 하부에서는 암반층에서 새어나온 지하수를 매일 300톤씩 한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는 신고기준인 10톤을 30배나 초과한 수치다.

설령 싱크홀과 관련이 없다고 해도 하루 300톤의 물이 새어나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인데도 롯데는 건물을 다 짓기도 전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인 상가 3개 동을 내년 5월까지 개장할 방침이다. 제2롯데월드의 완공예정년도는 2016년이다.

한편 송파구청은 석촌호수 수위를 계속 감시하고 서울시와 함께 관측정을 통해 어디서 지하수 유출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2012년 2월 인천에 발생한 싱크홀

몰랐다고 하면 과태료 내고 끝

지난 2010년 6월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 시티 거리 한복판에 지름 30미터, 깊이 90미터의 구멍이 뚫렸다. 갑자기 지반이 꺼지면서 눈 깜짝할 사이에 3층 건물 1채, 단층주택 3채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2013년 1월 28일 중국 광저우에서 멀쩡하던 도로가 꺼지면서 깊이 9미터짜리 구멍이 생겼다.

싱크홀의 무서움은 언제 어떻게 생길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땅속은 2.5미터 단위로 1기압씩 압력이 늘어난다. 깊이 25미터가 되면 기압은 열배로 늘어난다. 이 막대한 압력을 견디고 있는 지하수가 사라지면, 압력하중에 의해 삽시간에 땅이 꺼지게 된다. 압력은 접촉면적에 비례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층건물일수록 싱크홀 위험도는 더 높다.

국내의 경우 지반이 단단한 화강암층과 편마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땅속 빈 공간을 찾아보기 어렵고 알려졌으나, 지난해 2월 인천시 서구 지하철 공사장 인근 도로 한복판에 지름 12m, 깊이 27m의 싱크홀이 생기면서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 규제는 미약하기만 하다. 건축인허가 시 지하수에 관련된 평가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수맥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는 않는다.

관련 법은 지하수 법뿐인데, 이 법에서 건축에 대한 내용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건축 준공과 관련 일정규모 이상의 건물에서 대량의 지하수가 유출될 경우 관할청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위반 시 벌칙도 1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만원 이하 벌금에 불과하다. 이것도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500만원 이하 과태료에 그친다.

일각에서는 국내 건축실태 및 감리의 후진성도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건축 준공 시 안전진단은 건물주가 의뢰한 감리에 맡기며 사고가 발생해야 관할청이 조사에 나서는 상황이다.

주 기둥 127개 균열로 안전성 논란을 빚었던 제2롯데월드. 현재 롯데 측은 석촌호수 수위 저하 현상을 자연증발량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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