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판한 원희룡 후보는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더욱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의 부인 장윤형씨는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 자신의 병원을 개업해 환자를 치료해 오다 최근 8년 동안은 자신의 개인 병원이 아니라 교육청 및 교육부와 협력하여 학교 학생들의 정신 건강 관련한 일을 해왔다. <여성소비자신문>은 대선 예비 후보와 함께 뛰는 여성 및 부인을 조명하기 위해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3일 원희룡 대선 후보 캠프에서 만난 장윤형씨는 당당하고 소신이 있어 보였다.        

“저는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로서 병원을 개업해 환자를 치료해왔어요. 최근엔 학교 학생들의 정신 건강 관련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런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직접 방문해 자살이나 자해, 폭력, 학교 부적응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과도 상담을 하고 교사들 교육을 해주는 협력 사업도 해왔습니다. 최근엔 그 일을 잠시 쉬고 있지만 학생 정신건강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어요.”

강씨는 정신과 의사는 우리 국민들의 정신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정신 건강이라고 이야기하는 데는 여러 측면이 있어요. 생물학적으로, 심리학적으로, 사회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건강성을 획득해야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죠. 그러니까 한 인간을 이해할 때 영적r인 면까지 포함한 전인적인 접근을 해야만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 인간을 이해하려면 그 인간의 뇌와 신체적인 것, 그 사람의 심리를 봐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여러 가지 사회적인 환경도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원희룡 전 제주도 도지사가 대선 주자로 나서면서 부인 강윤형씨의 행보도 빨라졌다. “원 후보가 제주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으로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건 두 달 반쯤 됐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기도 하고 특히 코로나라는 엄중한 상황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선거운동이 굉장히 제한적이에요. 예전의 선거 운동은 대중 집회들이 많았고 누구를 만나도 자유롭게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집회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되었잖아요. 여론에서는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가리켜 공중전이라고도 말하지 않습니까. 특히 우리 당의 경선 내용이 후보 간 TV 토론회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후보들은 주로 토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어요. 후보들이 전국의 당원들을 많이 만나야 하지만 너무나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토론회도 준비하는 것이 후보 혼자로서는 버거운 면이 많습니다. 때문에 제가 당협을 방문하거나 당원을 직접 만나는 일 등을 거들어주고 있습니다.”

강씨는 지난 2017년 포항 지진 당시 직접 현장에 가서 학생지원 활동을 하는가 하면 평소 봉사활동에 많이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항 지진 당시 저는 학생 정신 건강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파견을 나갔어요.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들은 학생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지금까지 쭉 해왔지요. 포항 지진 때 뿐만 아니라 과거 공주 사대부고 해병대 캠프 사건이라든가, 세월호사건, 최근의 코로나 팬데믹 상황 등이 발생할 때마다 정신과 의사들이 지원에 나가고 있습니다.

포항지진 당시에는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어요. 땅이 흔들리는 경험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불안을 안겨줍니다. 그런 현상을 우리는 ‘트라우마’라고 얘기해요. 트라우마를 겪게 되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한동안은 혹시 또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처하게 되고, 공포감 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일주일 정도 수능이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 학생들이 지진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안정시키고 도움을 주기 위해 저희가 긴급파견을 나간 거죠. 수능을 보는 모든 시험장에 저희 요원들,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만에 하나 시험을 치르다가 지진이 또 생기지 않을까 하고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나올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대비했던 겁니다.

이밖에 학교 현장에서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도 지원하고 있어요.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발생할 때 그 학교는 소위 말해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때 학교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가서 학교를 빠르게 정상화하고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맡고 있죠.”

강윤형씨는 전국 최초로 교육청 스쿨닥터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 “2015년에 전국 최초로 제주도에서 스쿨 닥터로 정신과 의사를 채용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 분은 채용이 됐지만 한 분이 채용이 안 된 상태였어요.

제주도는 제 고향이기도 해 고민 끝에 고향을 위해 봉사르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제가 월급의 절반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어요. 정치인 가족이다 보니 월급을 전혀 받지 않으면 기부행위가 돼 법 위반이 되고, 월급을 다 받으면 돈 받기 위해 하는 일이 되어 봉사의 취지를 살리기가 어렵잖아요.

다른 정신과 의사가 지원하지 앟는 바람에 제가 지원했는데 이후 제주도에 있는 188개 학교 중 150개 학교를 다니면서 봉사를 했습니다. 당시 각 학교들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학교에서는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지만 막상 선생님들이 어찌할 바 모르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게 됩니다. 제주도에서 1년간 학교를 위한 정신과 일을 맡았었는데,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이 시스템은 다른 선생님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이후로도 저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교육부 학생 정신건강 전문가로서 학교 방문 지원사업단 단장과 학생 정신 건강 지원 센터장을 맡아 17개 시도 교육청과 전국의 학교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강씨는 남을 도와주는 과정 자체가 자신을 위한 일이고 생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 지내왔다고 한다. “봉사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에요. 예전 지역구였던 양천구에서 독거노인 도시락 지원 활동을 하던 때에도 학생들, 학부모님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노숙자를 위한 밥차, 탈북 청소년 후원, 몽골 사막에 나무 심기, 베트남 가정 자립을 위한 소 보내기 운동 등을 후원한 바 있어요.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봉사는 제주도에서 지내던 2018년 여름에 아프리카의 부룬디라는 나라에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과 함께 ‘최정숙 여자고등학교’를 건립했던 일입니다. 부룬디는 아주 작은 나라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빈곤한 국가에요. 여성계몽 운동을 이끈 제주 출신 항일운동가인 최정숙 열사에 대한 조명이 약한 편입니다.

제자로서 이분을 기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분이 꿈꿨던 여성 교육을 위해 부룬디에 기숙 여학교를 설립했습니다. 자원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선 오직 배움만이 힘이지요. 특히 ‘여성 교육이 너무나 중요하다’라는 게 일제 식민지를 겪던 시절 최정숙 선생의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그분은 학교도 지으시고, 모든 제자를 다그치면서 배움의 열망이 끊이지 않도록 했던 것이에요. 오늘의 저와 우리 모든 동문이 있게 한 장본인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뜻있는 동문이 함께 해서 부룬디 무진다 지역에 ‘최정숙 기숙 여학교’를 건립한 것입니다. 그때 저도 건립하는 현장에서 입학식도 보고 해마다 방문하곤 했어요. 그 학교가 그 나라의 최초의 여성 기숙사 학교에요. 저희가 학교 건물만 지어준 게 아니라 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하면서 그 나라의 엘리트 여성 그리고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여성들을 한 학년에 120명씩 입학시키고 그 나라를 이끌어나갈 여성 지도자들을 키우는 요람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벌써 개교 3년 차인데 아이들 졸업식을 진행하게 되어 참석할 계획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졸업식을 앞두고 저희와 함께 하는 분들이 ‘이 학생들을 현지 대학에 보내는 것도 고민해보자’고 했다가 ‘그럴 게 아니라 한국으로 유학을 시켜서 그 나라에 필요한 공부를 하게 하자’고 했어요. 부룬디는 1차 기본적인 식량 자급이 안 되는 나라입니다. 굶는 사람이 많고, 전 국민들이 정말 하루에 평균 한 끼를 먹고. 말라리아와 기아와 빈곤 속에 사는 게 안타까웠어요. 저희는 졸업생 가운데 몇 명을 선발해 제주도에서 학교에 다니도록 지원하고 있고, 부룬디의 미래를 밝혀나갈 여성 지도자를 키우는 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가족으로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치인의 가족으로 지내는 건 힘든 점이 있지만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저만 해도 병원 문을 닫고 나와서 선거를 도와줘야 하지 않습니까. 남편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는데 가족이 도와주지 않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 일을 잠시 중단하고 나와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욕도 많이 먹어야 하는 상황들도 실제로 있습니다.

또 남편의 선거  기간에는 선거를 돕다가 다시 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하고 있어요, 공사 구분을 해야 하다 보니 가족들이 선거 때는 열심히 도와주지만 이후에는 일체 남편의 일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지사 시절에 후보의 부모님이나 저도 도청 집무실에 한 번도 안 가봤어요.

남편이 정치를 하면서 갖고 있는 도덕적인 원칙들이 아주 높습니다.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의 정치로 대한민국 혁신과 새로운 미래 세대를 위해 사심 없이 일하는 것이 본인의 목표입니다. 저희가 정치인 가족으로 사는데 보상을 받는다면 그 꿈을 잘 이루어서 나중에 원희룡 정치인이 칭찬받는 것일 것입니다. 국민이 보시기에 ‘그 사람은 정말 청렴하고 사심 없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했던 사람이었다, 멋진 정치인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게 부인인 저의 보람입니다.

저희 재산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희의 재산은 예금과 집 한 채였는데, 서울에 있는 집을 팔고 제주도에 집을 샀습니다. 처음 제주도에서 근무하게 됐을때 1만3000평이나 되는 부지에 관사가 있었어요. 이 넓은 곳을 우리 둘만을 위해 쓸 수는 없겠다 싶어 영구적으로 어린이 도서관과 평생 교육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놨습니다.

사실 저는 서울 집을 팔고 싶지 않았지만 원 후보가 ‘거주용 목적 이외로는 집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왜 안 지키냐’고 해서 8억3000만원에 그 집을 팔고 제주도로 갔어요. 이후 그 집이 26억, 27억이 됐다고 하더군요. 지금 저희는 서울에 올라와 월세를 구했어요. 저희들은 그래도 제주도에 집이 있지만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들이나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내 집을 마련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부동산 정책이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이번에 원 후보가 ‘반반 주택’, 양도세 보유세 감면 같은 좋은 공약을 많이 내놓았습니다.”

가정에서 원 후보는 어떤 남편일까. 그는 원 후보의 성품 자체가 담백하고 좀 유머러스한 면이 있다고 했다. “저희는 19살, 대학교 1학년 때 .친구로 만났어요 서로 알게 된 지 한 40년이 되다 보니 서로 속속들이 잘 알고, 부부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존중이 깔려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항상 저를 믿고, 지금까지도 아껴주고. 때로는 친구 같고 또 아내로서 부부로서 뿐만 아니라 동 시대를 사는 국민으로서도 대화가 잘 통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장난기도 있고.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지요. 특히 설거지에 제주가 좀 있어요. 설거지를 제가 하면 30분이 걸리는데 그가 하면 3분 정도 밖에 안 걸리더군요.”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내년에는 대선뿐 아니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여성의 정치 참여와 대표성 확대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제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저나 저희 후보 생각은 정치가 사랑의 정치, 생활 정치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가 실제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정치가 돼야 하는데 그런 추세로 가고 있고 또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과 공감하고 소통이 돼야 하고. 그런 여러 가지 면으로 볼 때 여성 정치인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 정치인들이 각 국민의 삶의 현장에 대한 아픔이나 어려움에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또 정치권의 성비가 반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미래에는 여성이 정치를 더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해봅니다. 북유럽 같은 곳에선 여성이 60% 정도 정치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여성을 위해서나 남성을 위해서나 할당제가 좀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영역에서든지 사회의 모든 영역에 남녀가 공존하도록 말입니다. 한 성(性)의 비율이 너무 적은 영역에 대해서는 그 성의 진출을 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을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합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금의 정치는 여성들이 매우 적지만, 언젠가 어느 시점에는 여성 정치인이 90%가 되고 남자 정치인이 없다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군요. 꼭 여성 할당제라기보다는 성 할당제로 양성이 시너지를 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은 여성들이 정치 진출하는데 좀 더 장벽이 많고 어려움이 많다고 하면 그 장벽과 어려움을 좀 덜어줄 수 있는 어떤 조처를 해주는 게  정의로운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는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강윤형씨는 남편의 대선 준비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이번 대통령은 국민을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을 갖고. 5000만을 대변하는 대통령직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섬기고 봉사하는 그런 철저한 인생 철학으로 무장되신 분이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분열, 불안, 분노 같은 마음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제2의 도약을 꿈꾸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아갈 수 있는 분이 대통령이 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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