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이끄는 금융위원회가 31일부로 공식 출범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30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고 신임 위원장은 경복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아메리칸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가계부채 위험요소 제거하는데 모든 수단 동원할 것”

먼저 고 신임 위원장은 고강도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 대책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31일 오후 금융위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그는 “과거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 등 크고 작은 금융위기의 이면에는 모두 과도한 부채 누적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간의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없애는 데에 모든 수단을 동원,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주요국 최초로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이에 더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글로벌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는 조만간 가시화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금융·통화정책 정상화의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해서도 보다 꼼꼼한 금융지원을 실행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등 기 추진 중인 한시적 지원조치의 정상화시, 최근 코로나19 방역강화로 인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자금의 효율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금융 지원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부실을 누적시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킨다는 지적도 있는데,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자금이 지원되도록 효과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지원 대책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는지도 꼼꼼하게 점검할 것을 전했다.

또 기존 금융업권과 빅(핀)테크의 협력에 대한 방안도 모색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전자금융과 지급결제 시장의 제도개선도 유연한 자세로 관계기관과 협의해 해결책을 찾겠다"며 "건전성 감독이라는 명분으로 사전적으로 원천 금지해 경쟁을 저해하거나 일상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금감원과 함께 잘 살피고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도 과제로 꼽았다. 그는 “DLF와 사모펀드 사태 등 일련의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의 신뢰 복원이 시급하다. 불완전판매 등으로 인한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약속했다.

은성수 전 위원장 “개인 삶 보호도 금융의 역할” 당부

한편 30일로 임기가 끝난 은성수 전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분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의 성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금융혁신의 모멘텀 확충, 소비자보호·서민금융, 경제의 미래 대비 등을 꼽았다. 은 전 위원장은 “빠르고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자영업자·중소기업은 유동성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면서 “기간산업 연쇄도산,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한편 30일로 임기가 끝난 은성수 전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이임식에서 “코로나19 위기로 많은 분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 마음 한켠은 무섭다. 그러나 신임 고승범 위원장과 여러분들이 머리를 맞댄다면 소상공인들의 삶에도 새로운 희망이 움트고, 우리 금융역사에도 또 하나의 성공적인 위기극복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와 서민금융 강화에 대해서도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은 전 위원장은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소비자보호의 큰 틀이 마련됐다”면서 “위기는 항상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상흔을 남긴다. 인생의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 불행과 어려움으로부터 개인의 삶을 보호하는 것도 금융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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