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에버파트너십 등 전력난 구제에 목소리를 올린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정작 비상발전기 실태도 파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국회 산업자원통상위 국정감사에세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은 “전기안전을 맡고 있음에도 비상발전기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민간이 보유한 비상발전기 대수는 총 7만606대, 발전용량 2100만㎾로 원자력 발전소 17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이중 공공기관이 보유한 비상발전기는 1만1076대(330만㎾), 민간은 5만9530대(1800만㎾)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극심한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비상발전기 활용은 극히 제한됐다. 공사는 지난해부터 비상발전기를 보유한 공공기관 972개와 및 민간업체 833개 기업과 에버파트너십을 맺었다. 공사는 전기안전 비법을 전수, 상대기관은 공사의 업무에 협조한다는 취지에서다.

전력난이 두드러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비상발전기 가동 현황을 보면 공사와 에버파트너십을 맺은 공공기관 972개 기관 중 650개 기관(69%)이 비상발전기를 가동해 전력난 해소에 참여했지만, 민간은 833개 기업 중 불과 50곳(6%)만 참여했다.

김 의원은 “전력난과 같은 비상시를 대비하려면 가용할 수 있는 비상용 발전기를 확인하는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전기안전공사는 7만여 대 중 55%에 해당하는 발전기의 적합·부적합만 확인하는 등 비상발전기의 운전관리 실태만 파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문제를 전기안전공사의 탓만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전기안전공사는 주 업무인 점검과 검사 등을 실시할 때 전기사업법 등 관련법에 따른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시행하게 되어 있다.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한 경우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지시를 받아서 실행하는 식이다.

김상훈 의원으로부터 지적받은 비상발전기는 전기사업법 65조에 따라 정기점검 대상이며 건물종류에 따라 2년~4년에 한 번 정기점검을 받는다. 이 때 가용, 비가용 여부 등 실태도 확인된다. 전기안전공사는 산업부 장관 지시로 지난해 2회, 올해 1회씩 추가 점검에 나섰다.

전력난이 발생할 경우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기도 쉽지 않다. 에버파트너십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지 어떤 강제력을 발생하는 계약은 아니다. 

공사가 비상발전기 가동을 요청하더라도 이를 따를지는 순전히 상대 기관의 결정이다. 공공기관은 그나마 같은 정부기관인 만큼 협조가 되는 편이지만, 민간은 굳이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사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

김상훈 의원도 민간의 비상발전기 참여를 끌어들이려면, 법을 개정해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기안전공사는 2011년 6월 박철곤 사장이 부임한 후 유독 상복이 많았다. 2012년 12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재난안전관리 최우수기관 단체표창(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13년 7월엔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13 대한민국 창조경제 CEO대상’ 사회공익부문대상의 영예를 얻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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