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원양 컨테이너 운송업체인 HMM이 파업리스크를 겪고 있다. 해양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가운데 육상노조도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중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노조)은 지난 22일 정오부터 이틀간 전체 조합원 453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434명 중 400명(재적 대비 88.3%, 투표자 대비 92.1%)의 찬성으로 안건을 가결시켰다.

해상노조는 ▲25일 단체 사직서 제출 및 스위스 국적 해운선사 MSC에 이직원서 제출 ▲부산항에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 집단 하선 진행 ▲하역·작업 인부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증서 제시 전까지 작업자 승선 거부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사측이 전향적 안을 제시하면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사무직 직원을 주축으로 하는 육상노조도 중앙노동조정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을 바탕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육상·해상노조는 파업투표까지는 별도로 진행하고 이후 연대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두 노조에 따르면 HMM 근로자들의 임금은 장기 정체된 상태다. 육상 직원은 2012년 이후 8년간 임금이 오르지 않았고, 해상직원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016년 한 해를 제외하고 6년간 임금이 동결됐다. 

앞서 해상노조 전정근 위원장은 “우리는 MSC로 이직을 위해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회사가 적정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선원이 없는 것인데 이를 개선하지 않고 얼마 남지 않은 대한민국 선원들에게 모든 것을 부담시키면서 가정을 박살나게 만드는 것은 선상 노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저희는 저희를 대우해주는 곳으로 떠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노조는 임금인상률 25%, 성과급 1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당초 기본급 5.5% 인상, 성과급 100% 지급을 제시한 후 노조 반발이 이어지자 급여 8% 임금 인상, 격려금 300%, 생산성장려금 200% 지급 외에 추가로 5만~10만원 교통비 인상, 5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 지급 등 수정안을 발표했다. 

HMM은 24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자칫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임을 감안,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해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육·해상 노조 모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HMM은 “직원들의 노고와 채권단 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 최선의 안이라 할 수 있는 임금 인상률 8%를 제안했다”며 “각종 수당 인상분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적으로 약 10% 이상의 임금인상률이라고 할 수 있다. 500%의 격려·장려금을 포함하면 연간 기준 육상직원들은 약 9400만원, 해상직원의 경우 약 1억1561만원 정도의 보상을 받을 것”고 강조했다.

HMM이 제시한 해상직 평균임금은 기본급 7560만원에 임금인상분 8%를 더한 604만원, 수당 및 복리후생 인상분 247만원, 격려금(300%) 1890만원(즉시 지급), 생산성 장려금(200%) 1260만원(내년 2월 지급 예정) 등 총 1억1561만원이다.

육상직 평균임금은 기본급 6000만원에 임금인상분 8%를 더한 480만원, 교통비·복지포인트(인상분 포함) 420만원, 격려금(300%) 1500만원(즉시 지급), 생산성 장려금(200%) 1000만원(내년 2월 지급 예정) 등 총 9400만원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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