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 기준 전세가율은 지난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많이 오른데 따른 착시현상으로 분석됐다. 

전세가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입주물량이 부족해 올해 하반기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 전세가율 2015년 3월 이후 최저 기록은 '착시현상'

문재인 정부 들어 전세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전세가격 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른 것"이라며 "전세가율이 낮아지는 '착시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수도권 주택 전세가율은 전월 대비 0.4%p 하락한 63.7%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월(6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지방 전세가율이 64.8%를 기록했고 ▲5대 광역시 65.4% ▲서울 60.9% ▲경기 64.3% ▲인천 68.8% 등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세가율 70%를 넘긴 지역은 광주(70.3%)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세종(56.5%)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도는 전세가율이 60%대를 보였다.

전세가율은 주택시장 가수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전세가율이 50%~60% 수준이면 주택 임대차시장이 냉각, 80~90% 수준이면 과열됐다고 본다. 전세가율이 낮으면 실수요 위주, 전세가율이 높으면 '갭투자'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분석한다. 

언뜻보기에 최근 수도권의 전세가율은 6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기록해 임대차 시장이 안정된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가격 보다 집값이 더 많이 오르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의 공시가격은 물론 실거래 가격도 크게 오르다 보니 전세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율상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월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간 전국의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7.88%, 전세가격은 6.3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매매가격은 8.95%, 전세가격은 6.99% 올랐다. 경기도는 매매가 11.93%, 전세가 8.05% 올랐다.

또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이후 신규 계약은 전세보증금이 크게 상승한 반면 재계약의 경우 전월세상한제를 적용받아 임대료 상승이 5% 이내로 제한되면서 ‘이중 가격’이 고착화 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통계상으로는 이중가격이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나 실제 시장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선임연구위원은 "임대차법에 따라 2년마다 5% 밖에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전월세상한제에 해당되는 계약은 시중 시세보다 굉장히 낮은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시중의 전세가격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전세매물의 경우에도 최초 등록 시점의 가격에서 2년마다 5% 밖에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세매물도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가운데 전세시장은 하반기에도 가격상승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전세가격 안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신규 입주물량은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전세수급지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예정 아파트는 1만756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 최근 5년 평균보다 27.4% 적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하반기 입주예정 물량도 9만6332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 5년 평균 대비 5.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KB리브부동산의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지난 6월 173.7에서 지난달 177.4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서울은 166.8에서 174.3으로 상승했고, 인천도 180.2에서 188.6으로 올랐다. 경기 역시 171.6에서 176.6으로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의 지수다.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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