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산악이 많은 한국 지형에 맞는 수리온 기동헬기, 송골매 무인기 개발과 함께 국방위성 개발도 하며 특히 우리군의 첫 번째 초음속 국산전투기 ‘KF-21 보라매’를 개발하는 등 미래 공중 전력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올해 4월 대통령이 주관하여 KF-21 출고식 행사를 진행할 만큼 중요한 방산업체다.

이러한 KAI가 3월과 5월 북한으로부터 해킹 공격을 당했으며 KF-21 설계도는 물론 앞서 개발한 수리온 기술도 유출된 것으로 언론 보도된 바 있다. 3월 해킹 시점으로 보아 4월 9일 대통령이 참석한 출고식 관련 사전 행사와 경호준비 내용도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킹된 무기체계 자료 중에는 항공기 전자전자료가 가장 치명적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자전 장비는 항공기의 핵심인 레이다를 비롯한 첨단 항전장비로 해킹되었다면 향후 전투기에 장착해도 있으나 마나인 것이다. 새롭게 항전장비를 개발해야 할 경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자될 것인데,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에서는 해킹 조사결과를 얼버무려 문제없는 것으로 할지도 걱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 시스템이 북한 해커 추정IP를 통해 해킹 되었으며 잠수함을 건조하는 대우해양조선도 해킹된 사실이 알려졌다. 대우해양조선은 2016년 3000t급 잠수함 설계도와 잠수함탄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기술이 해킹되고 항공우주연구원도 공격이 추정되고 있는 등 국가안보에 중요한 핵심 기밀이 줄줄이 새어나가고 있다.

방산업체를 해킹하고 있는 것은 새롭게 알려진 것이 아니다. 발생할 때 마다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고 관련자 처벌로 마무리 하며 획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어 제집 드나들 듯 북한의 해커는 청와대는 물론이고 군을 비롯한 정부 기관과 방송사, 금융기관, 보안이 취약한 중소기업 등을 계속 해킹하는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북한 해커들은 경쟁적으로 방산업체 대상으로 끊임없이 해킹을 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고자 국방부는 2016년 12월 방위산업보안업무훈령을 개정해 망분리를 하도록 규정하여 업체마다 물리적으로 망분리를 했으나 작은 협력업체나 소규모 방산업체까지 별도의 전용회선을 이용하는 망분리를 하기란 쉽지 않아 인터넷상에서 별도의 가상망을 만드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했는데, 이번에 북한 해커(북한 정찰총국 산하 킴수키)는 KAI등 대상으로 내부 직원의 비밀번호를 알아내 VPN 취약점을 뚫고 해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앞서 거론된 해킹사건에 앞서 2016년 9월 국방부 내부망인 국방망이 북한 의로부터 해킹된 사건이야 말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우리군의 사이버안보 현실을 나타냈다. 보안이 나름 철저하다는 국방통합데이터센터가 뚫려 연합작전계획 등 군사2급 비밀 등 기밀문서 295건이 유출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국방망 해킹 사건은 탄핵정국에 휩싸여 언론에 큰 조명을 받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갔으나 이번 KAI 등을 비롯한 해킹사건도 특정언론과 야당 일부의원에 의해서만 문제를 제기할 뿐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와 대선후보 관련 보도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으로 작금의 심각한 안보 불감증을 보여주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 지난달 18일 이후 20일이 지나서야 7월 7일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장 주관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사이버공격 실태를 점검하고 민·관·군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사이버안보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국가정보원은 8일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시스템과 핵융합 연이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으로부터 12일간 해킹당한 것을 공개했다.

이와 같이 국가안보에 지대한 영향이 미치는 비밀이 빠져나가는 대형 해킹사건에도 재발방지를 위해 확실하게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하거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도 하지 않은 채 북한의 소행 같다며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가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에서 사이버 침해대응은 국가정보원이 하면서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조사를 거쳐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한다. 군에서는 사이버작전사령부에서 침해대응하며 보안사고 조사는 안보지원사령부에서 진행한다. 순수한 민간영역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총괄하여 관제하며 대응하고 있다. 금융은 금융보안원에서 관장하고 수사는 경찰에서 한다.

또한 민간 영역에서의 사이버공격이 증가하며 피해가 심각해지자 전문 보안업계들도 인력을 투자하며 연구개발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으로 국가에서 종합적으로 하지 못하는 부분을 민간 기업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각 분야별 관장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사이버보안 컨트롤타워가 절실한 것이다. 북한의 사이버공격이 공공을 비롯한 민간부분까지 전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데 대응을 각각 하고 있고 특히 공격은 북한 정찰총국이지만 국정원이나 국방부에서 민간영역에 대한 침해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기 때문에 중앙에서 종합 지휘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한 상황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질병관리청 조직이 만들어 지듯 총체적인 사이버공격이 자행되는 사이버전쟁의 상황에서도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조직조차 없으며 관련 법령의 제정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도둑이 마음대로 드나들도록 하는 결과이다.

국가사이버안보전략(최상위 문서)으로만 증가하는 사이버안보 위협 대응은 어렵다고 본다. ‘국가사이버보안법’을 조속히 제정하고 우선적으로 독립기구로 컨트롤 타워인 ‘국가사이버안보 위원회’를 두고 국가사이버안보 전반에 대한 정책을 관장하며 위법 행위를 감시하고 권리구제와 법령해석 등에 관한 심의와 의결 활동도 하도록 하고 향후 ‘사이보안보청’으로 승격시키는 것이 타당하며, ‘법’이 있어야 규제가 강화된다.

북한은 어려서부터 영재들을 해커로 양성시켜 2010년부터는 정찰총국의 지휘 아래 활동하는 대략 7천명 규모로 알려지고 있으나 전문가에 의하면 2만 명 이상이 추정되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무대로 비밀 정보수집과 암호화폐 탈취 등 외화벌이 목적으로 무차별 해킹을 자행하는 등 사이버전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송유관 해킹사건이 발생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며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민간이 협력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한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네바에서 열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계속되는 사이버공격에 대해 경고 했음에도 공격이 줄지 않자 7월 9일 푸틴과 통화하며 재차 경고하고 미국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는 등 강대국 정상들은 사이버전쟁에 대한 공개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정부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도 없고 컨트롤타워 검토는 물론이고 관계법령 제정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국민 누구나 안보가 튼튼한 나라에서 살고싶고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이 있다. 국가안보에서는 여𐤟야를 정치성향을 따지지 말고 정부와 정치권, 국민 모두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총성이 없이 진행형인 사이버전쟁 국가안보 위기상황에서 사이버공격 대응과 예방활동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마땅하며 해킹당한 기관과 기업에 숨겨져 잠복하는 악성코드는 어떻게 제거 할 것인가 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고, 당파싸움만 하며 안보가 보장되어있지 않아 수난을 겪었던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류원호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rwh11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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