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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 발전 위한 국가적 관심 필요”인터뷰 이서하 한지그림 연구가
김은석 기자 | 승인 2013.09.26 14:35

   
이서한 한지그림 연구가
[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한지’는 닥나무를 삶아 손으로 떠서 만든 우리 고유의 종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한지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투자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지를 본 떠 만든 일본 종이가 오히려 우리나라에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있으며 심지어 국내 한지 공예가들도 자신이 사용하는 한지가 일본산이라는 것조차 모른 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가장 한국적인 종이가 일본산으로 둔갑된 시점에 왜곡된 한지 역사를 바로 잡고 한지 부흥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는 이서하 한지그림 연구가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한국 고유의 전통한지 계승위해 고군분투…우리나라 최초 한지그림교본 집필

친일세력이 자생적인 전통 한지 방해

-한지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 미술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으나 평범한 삶을 살고자 미대 진학을 피했다. 결혼 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문화센터에서 우연히 한지그림공예를 취미삼아 배우게 됐다. 한지를 배운 지 2년째 되던 때, 1명의 수강생을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곧 수강생이 15명으로 늘었다. 문화센터, 문화원, 숙명여자대학교 사회교육원 수업에 이어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 한지과정 주임강사까지 맡게 됐다.”

-현재 ‘한지 연구회’를 이끌고 있다. 어떤 단체인가.

“‘한지 연구회’는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에서 가르쳤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준 단체다. 한지를 하면 할수록 미술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개인전을 11회 열고 언론사로부터 다수의 상을 받고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회원들이 늘어나자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바깥세상에 나오게 됐다. 현재 ‘한지 연구회’는 작가 양성, 한지 교본 만들기, 사회적 약자 돕기를 목표로 운영되고 있다.”

-한지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한지에 대한 논문과 역사학자들의 글을 뒤지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이 우리나라 한지를 막고 40~50년 동안 일본 한지를 한국에 팔아 온 것을 알게 됐다. 일본의 경우, 국책으로 한지 염색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현재까지도 국내 한지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한지 흐름을 막아 자생적인 전통 한지공예를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센터에서 한지를 배울 당시, 나 또한 일본 교재와 일본 한지를 보고 만졌지만 정작 이 모든 것들이 일본과 관계된 것이라는 걸 전혀 몰랐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지그림교본을 제작했다.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나.

“한지 대중화를 위해 활발히 일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겨나면서 우리나라 한지그림공예 교본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현재 유명서점에서는 일본 번역본만이 존재한다. ‘서하 한지월드’는 우리나라 첫 한지 교본인 셈이다. 한지그림공예에 대한 기초 작품과 함께 한지의 역사적 배경지식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한지 그림에 대한 이론이 담긴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이다. 친일파들이 우리나라 전통한지산업을 억누르고 40년 이상 한지 시장을 지배해 오면서 친일세력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금까지도 한지를 둘러싼 친일 세력과의 싸움으로 개인적인 어려움과 시련이 있었지만 우리만의 전승지식을 집대성한 한지예술 교본을 만들어 내 만족스럽다.”

실력‧인격 갖춘 제자 양성에 전념할 것”

-우리나라 고유의 한지 부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본은 한지 기술을 발전 개량시켜 세계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각종 화학약품과 기계를 이용한 양지가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부는 전통 한지예술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지염색개발 연구소가 생겨나거나 장인들에 대한 대접이 달라져야 한다. 현재 한지를 뜨는 곳이 200여개에서 20여 곳으로 줄어들었다. 한지 발전을 위한 국가차원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1회 한국예술문화명인에 선정됐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예술문화명인 중 한지그림 부문 명인으로 선정됐다. 한국예총으로부터 명인인증서를 수여받았고 특별회원으로 위촉됐다. 또한 예술문화유산 명인으로 등재됐다. 한국예총 관련 예술문화 프로그램에 초빙강사로 활동할 수 있어 명인이라는 타이틀은 앞으로 제자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만의 매력을 꼽는다면.

“가장 동양적인 오브제가 바로 ‘한지’다. 입체적인 표현도 가능할 뿐 아니라 따뜻한 느낌을 풍기는 한지는 수명이 길고 시간이 흘러도 정정이 가능하다. 기초가 없어도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전문가까지 현대 회회나 공예품을 수준작으로 만들 수 있다. 한지그림이란 물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지 특유의 물성을 이용해 한지를 손으로 찢어 붙인 그림이다. 한지만이 가질 수 있는 재료의 특징으로 수려한 전통예술로 우리 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 달라.

“제자 양성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 취미반 뿐만 아니라 전문가 반 운영에 주력 할 생각이다. 특히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인식시키고 애국정신이 깃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도 할 것이다. 해외 전시회도 계획 중이다. 어느 한지 공방을 가보면 내부 인테리어가 일본 시설과 똑같고 취급하고 있는 한지도 모두 일본 것들뿐이다. 대한민국이나 우리나라라는 명칭을 쓰려면 한국제품이 거의 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과 속이 모두 한국적이어야만 떳떳하고 당당하게 일본과의 문화교류가 이뤄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작품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재능기부 형식의 한지 교육도 펼쳐나갈 예정이다.”

한지그림 수강 문의

(02)735-7377  www.lseoha.com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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