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전환 및 인력감축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5대 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점 수백 여 곳을 통폐합하고 희망퇴직, 인공지능(AI) 은행원 도입 등을 실시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규모 채용에 나서고 있다.

지난 22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총 124개 영업점을 통폐합한다. 각각 국민 50개, 신한 19개, 하나 24개, 우리 24개, 농협 7개다.

국민은행은 1월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했다. KB금융그룹이 한 곳에서 그룹 내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신한은행은 2월 3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하나은행도 1∼2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강남구 역삼동 소재 2개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이들 5대 은행은 지난해에도 238개 점포를 폐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계속되는 점포 통폐합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비대면 기조에 힘입어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5대 은행이 채용한 신규인력은 13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에는 대규모 채용도 실시하지 않는 분위기다.

반면 희망퇴직 규모는 늘어나면서 5대 은행의 전체 인원은 올해에만 2500명 이상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희망퇴직을 받아 220여명의 직원이 떠난 데 이어 한 차례 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1월 희망퇴직을 실시해 800명 가량이 은행을 떠났다. NH농협은행도 최근 3년간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이에 따라 전체 은행권 종사자수도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는 6만6317명으로 10년 전인 2011년 1분기(7만3878명) 대비 7561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은행들은 최근 인공지능(AI) 은행원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의 AI 은행원 도입 흐름이 확산될 경우엔 은행권의 임직원 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최근 AI 은행원 기능을 하는 데스크형 스마트 기기를 200대 가량 도입해 오는 9월 수도권 40개 점포 창구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내년 3월까지 AI 은행원 도입 점포를 2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딥러닝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AI 뱅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뱅커는 직원 연수프로그램과 행내 방송에 먼저 도입된 뒤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등 점차 수행하는 업무가 확대될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마찬가지로 KB국민은행도 AI 은행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권 인력 영입에 속도를 내면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초 세 자릿수 채용 계획을 밝힌 이후 10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인력 규모는 1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케이뱅크도 이달 말까지 두 자릿수 직원을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인력을 모집하는 부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모니터링 ▲개인 신용대출 상품 ▲준법감시 ▲인사운영 ▲인사기획 등 총 5개 부문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달 금융사기조사, IT검사역 부문에 대한 채용도 진행한 바 있다.

토스뱅크도 올 9월 출범을 앞두고 인력 60여명을 충원해 총 200여명 규모로 인터넷은행 출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규 직원을 수시채용하며 개인정보보호나 정보보안정책, 자금 관련부서, 데이터 엔지니어 등 10개 부서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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