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이 직원 급식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준 혐의로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4일 "미래전략실 개입 하에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 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을 100%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이 보장되도록 계약 구조를 설정해 준 최지성 전 미전실장·삼성전자를 고발하고 과징금 총 2349억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미래전략실이 삼성웰스토리의 높은 이익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 급식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 삼성웰스토리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당시 삼성에버랜드 전략 담당 사장)에게 보고한 문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정위는 또 미래전략실이 삼성웰스토리를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로 키우기 위해  조직적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입장이다. 삼성 웰스토리는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 주주였던 옛 삼성에버랜드(지금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였다. 

과징금은 지원주체인 삼성전자에 1012억1700만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억5700만원, 삼성전기 105억1100만원, 삼성SDI 43억6900만원,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에 959억7300만원 등이 부과됐다. 삼성전자 등 5개사가 받은 2349억원은 부당 지원 행위 사건에 집행된 과징금 중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에 부과된 1012억원 역시 단일 기업에 내려진 과징금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이에 대해 삼성은 "부당지원 지시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은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공정위)보도자료의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은 일방적"이라며 "전원회의에서 심의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웰스토리가 핵심 캐시카우로서 합병 과정에 기여했다는 등은 고발 결정문에 조차 포함되지 않았거나 고발 결정문과 상이한 내용"이라며 "여론의 오해를 받고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 예단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측은 "당시 경영진이 언급한 것은 '최상의 식사를 제공하라, 식사 품질을 향상하라, 직원 불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으며, 회사로서도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전원회의 의결서를 받으면 내용을 검토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정상적인 거래임을 소명하겠다"며 "잘잘못을 떠나 이번 일로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관련 제도를 더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이러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웰스토리 등 5개사가 지난달 공정위에 신청한 동의의결이 기각됐지만, 현재 진행 중인 급식 개방은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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