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최저 주거기준을 실효성 있고 강제력 있는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고양갑, 국토교통위원회)은 지난 23일 ‘최저주거기준 상향 토론회’를 열고 인사말에서 “대한민국 집값은 최고로 치솟고 있는데 주거기준은 10년 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현재 최저 주거기준 미달 가구를 포함해 주거 빈곤 가구가 228만 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 주거기준 미달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 한 마디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 살고 있는 분들이 백만 가구가 넘는다는 것이다”며 “시민의 주거권과 함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도 사회기준 밖으로 내팽개쳐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치가 주거복지와 관련해서 가장 시급히 신경 써야 할 의제라면 바로 이 최저 주거기준을 상향하고 그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행 최저 주거기준은 모든 주거의 기준으로서 강제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공공임대주택 건설 등 정책 추진을 위한 기준으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협소하고 낡은 주택에서 주거 빈곤을 겪고 있는 분들을 지원할 규제방안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인당 면적 기준은 14㎡에 불과하다. 청년들은 빨래 건조대 하나 놓으면 누울 자리도 없는 이런 공간에서 빨래 건조대를 ‘반려건조대’로 자조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작은 집을 선호한다는 일본의 경우만 해도 최저 주거면적 기준이 25㎡로 우리의 1.8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게다가 소음, 채광, 환기, 사생활 보호 등 삶의 질과 밀접한 사항들은 구체적 기준 없이 선언적으로만 명시돼 있다. 그래서 여기에 미달하는지 여부 조차를 판단조차 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그러니 빛 하나 들지 않는 반지하, 찜통 옥탑방 등에서 생활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삶의 기준을 논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심 의원은 아울러 “저와 정의당은 이러한 유명무실한 최저 주거기준을 실효성 있고 강제력 있는 기준으로 바꿔서 실제로 우리 서민, 청년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와 함께 주택으로 제한돼 있는 적용대상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면서 “2015년 기준으로 비닐하우스, 컨테이너, 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 가구가 39만 가구에 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람이 살고 있는데 그걸 비주택이라고 해서 통계에서도 빼버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공간에 대해 최저 주거기준을 일괄 적용하고 주거복지를 지원해야 마땅하다”며 “지금의 최저 주거기준은 1인 가구 중심으로 변화된 현재의 라이프스타일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더불어 “1인 가구라고 해서 정말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반려동물도 함께 살고 친구도 드나들고 애인도 오간다. 이러한 부분들을 다 종합적으로 반영한 현실적인 최저 주거기준을 정립해야 하고 이것을 위해서 지금 법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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