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조정해 포털 상위 노출
소비자, 정보와 광고 정확히 구분해야

[여성소비자신문=강지원기자]블로그(blog)의 위력은 대단하다.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서 블로그의 영향력은 뉴스나 웹툰 만큼이나 크다. 포털 사이트 운영자들도 인기 있는 블로그를 메인 화면에 노출시킴으로써 클릭을 유도, 광고의 효과를 극대화 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는 일반 홈페이지와 달리 도메인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개설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사업자는 주제에 상관없이 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개한다. 일상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이슈나 홍보 페이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블로그를 활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블로거(bloger) 사이에서 통용되는 ‘블로그로 돈을 버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포털 사이트에 상위 노출이 가능한 키워드가 포함된 글을 ‘포스팅(posting)’하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구글 ‘애드센스’, 네이버 ‘애드포스트’, 디엔에이소프트 ‘리얼센스’ 등은 블로그 게시물의 내용을 분석해 연관성이 높은 광고를 연결해주고 방문자 클릭 횟수에 따라 광고료를 블로거에게 지급한다.

블로그로 돈을 버는 일명 ‘블로그 마케팅(blog marketing)’에는 CPC, CPA, CPS, CPM 등이 있다.

CPC(cost per click)는 광고영역 클릭당 수익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블로그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링크된 광고문구나 배너광고를 단순히 클릭만 해도 사업자에게 광고비가 배당된다. 그러나 블로그 페이지를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고 해도 클릭을 하지 않으면 소용 없다.

반면 CPM(cost per mile)은 해당 글 조회수가 1000건이 되면 수익이 발생한다. 2000건이 되면 2배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고 단순히 페이지를 열기만 해도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과 비슷하다.

CPA(cost per action)는 블로그를 통해 회원가입이나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면 건당 수익이 발생하는 마케팅이다. 블로그를 구경하던 누군가가 홍보글을 읽고 관련 링크를 클릭한 뒤 해당 홈페이지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CPA보다 더 적극적인 행위가 요구되는 것이 바로 CPS(cost per sale)다. 이것은 광고를 본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하거나 유료 결제하는 대로 블로거에게 수익이 배당되는 형태다.

이러한 수익구조가 입소문이 나자 블로그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본격적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블로그를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많이 활용한다.

블로그 유형은 기본적으로 서비스형, 설치형, 결합형 블로그로 나뉜다. 서비스형 블로그는 앞에서 언급한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다. 설치형 블로그는 서비스형 같은 레이아웃 제약이 없어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블로그로 텍스트큐브, 텍스타일, 워드프레스 등이 있어 선택할 수 있다.

결합형 블로그는 서비스형과 설치형이 결합된 형태의 블로그로 티스토리, 이글루스 등이 있다. 이 블로그는 서비스형의 간편함과 설치형의 자유로움이 결합돼 블로거들 사이에서 유명한 형태의 블로그다.

“아직까지 분쟁 사례 없어”

수익형 블로그들이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과거 파워 블로거(power bloger) 사례로 짐작할 수 있다.

블로그는 초창기부터 블로거끼리 이웃을 맺으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공감지수가 높은 블로그에는 이웃이 많으며 해당 블로거가 올리는 정보는 빠른 시간 내에 다수에게 공개된다.

이들을 파워 블로거라고 부른다. 그런데 2011년 11월 일부 파워 블로거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판매업체들로부터 돈을 받고 공동구매를 알선해 오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것이다. 문제가 된 것은 이들이 공동구매 알선을 대가로 돈을 받으면서도 비영리 공동구매인 것처럼 속였다는 데 있다.

‘스마트폰 춘추전국시대’인 요즘 사용자는 포털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한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검색하면 자연스럽게 블로그가 상위에 검색된다.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창에 ‘스마트폰 증후군’이라고 검색하면 가장 상위에는 블로그, 그 밑에 뉴스, 지식인, 웹문서, 지식백과 등의 순서대로 나타난다.

뉴스나 백과사전 보다 블로그가 영향력이 있다는 증거다.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블로그 내용을 우선적으로 보게 되고 그곳에 있는 내용을 바쁜 와중에 재빨리 습득한다. ‘요즘은 신문보다 블로그’라는 말이 떠도는 이유다.

수익형 블로그 운영자들은 제목 키워드를 조정하는 등의 방법을 이용해서 자신의 블로그가 상위에 노출되도록 한다. 일부 업체들은 이 블로그를 이용해서 광고와 홍보전략을 세우고 소비자를 유인하고, 소비자는 제품의 품질을 따져보기도 전에 ‘내가 써보니까 참 좋더라’라는 블로거의 말만 믿고 일단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단순한 정보나 입소문이 아닌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언뜻 귀찮을 수도 있겠으나 제품을 구매한 뒤 소문과 달라 실망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정부기관이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블로그의 영향력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피해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블로그는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개인 간 분쟁 사례”라고 말했다.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블로그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분쟁 사례는 없다”면서 “향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로그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문과 방송처럼 순수 정보와 광고를 구분할 수 있는 일종의 표식이 있어야 하며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라고 할지라도 해당 제품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포스팅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블로그 속 광고를 보다 냉철하게 판단함으로써 향후 벌어질 수 있는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강지원 기자  jiwon512@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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