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소비자들의 밥상물가가 비싸지고 있다. 쌀, 파, 계란, 돼지고기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이 오른 가운데 밀가루, 팜유 등의 수입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식품제조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오름세”라며 라면, 빵, 과자, 돈육가공품 등 제품 가격인상을 고민 중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100)으로 1년 전보다 2.6% 올라 지난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상승, 4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한국인의 식단 중 기본이 되는 쌀값이 6개월 연속 10% 이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더해 밀가루 가격도 인상될 조짐이 보이면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쌀의 소비자물가는 130.20(2015=100)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0% 증가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107.46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연속 1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시행으로 ‘집밥’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쌀값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자 즉석밥 가격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았다.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오뚜기밥(210g) 가격을 8% 인상한데 이어 올해 2월 7~9% 올렸다. CJ제일제당은 3월 햇반 가격을 6~7% 올렸고 동원F&B는 쎈쿡 가격을 11% 인상했다. 즉석밥 가격이 오르면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컵밥 가격도 비싸졌다. 오뚜기는 3월 '오뚜기 컵밥' 23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28.5% 인상했고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컵밥 20여종의 가격을 8% 올렸다.

쌀 외에 파, 달걀, 식용유,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오른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도 지난해 5월 1㎏당 4506원 수준에서 올해 5월 1㎏당 5403원으로 19.9% 올랐다. 스팸이나 리챔과 같은 통조림햄을 비롯한 돼지고기를 주 원재료로 만드는 소시지, 돈육 제품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외에 해외에서 수입되는 밀가루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지며 하반기 라면, 빵, 과자 등 제품의 가격도 비싸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밀 소비량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특성상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라면·과자·빵·피자·햄버거·냉장면 등을 제조하는 식품업체들이 원가 상승 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풀무원은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평양물냉면'과 '겨울동치미물냉면' '가쓰오생우동' '비빔생쫄면' '미트소스스파게티' 등 냉장면을 포함해 최대 40개 제품의 가격을 최저 2.7%에서 최고 31%, 평균 8%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유통채널, 품목별로 인상율, 시기 등을 조정할 계획이지만 가격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유통업계 관계자는 “쌀을 비롯해 파, 계란 등 소비자들이 집에서 요리할때 사용하는 식재료의 가격이 우선 올랐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밀가루, 곡물, 팜유 가격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밥상물가가 전체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밀가루 가격이 앞으로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팜유가격은 이미 저점 대비 2배 이상 비싸졌다. 즉 팜유와 밀가루를 모두 사용하는 라면, 과자, 빵 등 서민음식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