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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품인가?서민투자자들 돈 꿀꺽 삼킨 파이시티의 실체가 궁금하다
송현아 기자 | 승인 2012.04.30 15:00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소액투자자들 '울상'

지하철 9호선에 이어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파이시티

 

또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 대기업과 금융자본의 싸움으로 인해 소액투자자들이 괴롭다. 싸움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파이시티다. 소액투자자들은 거의 대부분 전 재산을 투자해 마련한 상가 하나로 생계대책을 세우려고 했던 서민들이다. 이들은 파이시티에 투자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이 연이율 8%대의 이자만을 받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은행예금과 달라 원금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청산절차에 들어가지 않고 기업이 회생되면 원금을 되찾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는 누구의 잘못이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소액투자자들이 원금을 날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뿐만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이 사건의 배경이 지하철 9호선과 같이 거대한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에 있다. 파이시티 대표 이정배씨는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현재 우리은행,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반대로 채권은행단은 이정배씨가 로비자금을 사용한 것에 대해 고소를 한 상태이다.


   
▲ 파이시티 조감도. 출처 : 경실련
파이시티는 경부고속도로와 양재대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화물터미널 부지(서울 강남구 양재동 225번지 일대 9만6천17㎡)에 복합상가를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파이시티 부지의 원가는 966억원. 파이시티가 매입하기 전 그 부지는 진로그룹의 소유였는데 외환위기로 인해 경매에 나온 땅을 파이시티가 966억원에 낙찰 받았다.

파이시티는 당초 2조4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2009년 12월 착공하고 오는 2013년 8월 준공을 목표로 복합유통센터를 지을 예정이었다. 이 센터는 연 면적이 63빌딩의 4배 이상인 75만8천606㎡로 단일 단지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파이시티는 오피스를 매각하고 쇼핑몰을 분양해 총 3조3천288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의 인허가 부서들이 지난 7년간 각종 인허가를 지연시키는 와중에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터지자 기존 PF제공은행인 우리은행이 포스코 건설이 시행사의 파산을 신청했다.

파이시티는 건설사의 지급보증으로 1조원대의 돈을 대출 받아 사업을 진행했는데 지급보증을 선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2010년 건설업계 워크아웃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행히 법원은 파산 신청을 기각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했고 지난해 12월 2일부로 법정관리인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았다.

관리인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기존주주와 소액채권자들의 권리는 없고 우리은행을 비롯한 거액채권자들의 권리만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대우건설에 비해 약 1천200억원의 추가공사비를 제안한 포스코 건설에 시공을 맡기게 됐다.

 

2조원이 넘는 사업을 정권이 강탈?
파이시티 사업권을 빼앗긴 시행사 대표가 우리은행과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을 제기한 파이시티 이정배씨는 "2010년 초 대우자동차판매 등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뒤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200억원에 모든 사업권을 양도하라는 협박을 받았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같은 해 8월 채권은행단이 일방적으로 법원에 파이시티의 파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서 파이시티를 정부가 빼앗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은행 관계자는 "파산신청은 채무관계인 중 아무나 할 수 있다. 2010년 2월 채무만기가 도래한 시점에서 지급보증을 선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이자를 대납하는 조건으로 같은 해 8월까지 만기를 6개월 연장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워크아웃대상이 됐다. 시행사가 시행능력을 상실하고 공사도 하지 못하고 1천900백억원의 이자를 대납했다. 따라서 성우종합건설이 100억원, 대우자동차판매가 100억원을 이정배 대표에게 주고 사업을 포기하라고 채권단회의에서 결정이 났다. 파산신청을 했지만 지속해서 사업을 계속할 가치가 높다는 판단에 따라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또 유통시설, 업무시설, 회계시설 중 유통시설 일부를 매각했다. STS 개발이 유통시설 일부를 사들여 신세계, 홈플러스, CJ가 매각을 주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실련, 파이시티 특감 요구
경실련에서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의 파이시티 복합유통센터 조성사업을 둘러싼 특혜 및 로비의혹을 제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당시 화물터미널 부지였던 양재동 225번지와 226번지 일대의 용도변경 조건으로 개발업자가 서울시에 뇌물을 전달, 대선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후 화물터미널 부지의 용도변경 및 업무시설 증가 등이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과 심의를 통과된 것과 관련 서울시 고위공무원, 관련전문가 등의 비리여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체 감사 실시, 특혜의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실련은 서울시가 철저한 감사를 통해 드러난 고위공무원 및 전문가 등의 비리여부를 밝히고, 또 다른 특혜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해당 심의가 도시계획위원들의 우려 속에서도 서울시 고위공무원들의 주도 하에 용도변경이 추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터미널부지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입지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단지 변경사업을 서울시가 ‘경미한 사항’으로 분류, 심의대상이 아닌 ‘자문’안건으로 회의자료에 상정, 용도변경을 주도했다는 말이다.

경실련은 이러한 특혜논란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해당 안건과 관련한 도시계획위원회의 회의록, 당시 자문 및 심의에 참여했던 위원명단 등이 즉각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가락시영 종상향 심의와 관련한 특혜의혹에 대해서도 도시계획위원회 명단을 홈페이지에 전격공개하며 투명한 검증의지를 밝힌 바 있다.

막대한 개발이익을 둘러싼 용도변경이 개발업자의 불법로비로 이뤄졌고, 이 과정에 서울시 고위공무원 및 심의위원 등이 개입되었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장은 행정2부시장이고, 도시계획국은 도계위의 주무부서이다.

경실련은 심의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고위공무원들의 의지로 용도변경특혜를 허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복합유통센터 건립에 따른 교통체증이 논란이 되자 서울시가 나서 양재동 화물터미널 앞 양재대로에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양재대로 입체화방안을 발표한 것(2008년 7월)과 관련해서도 특혜성 봐주기 행정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막대한 개발이익 둘러싼 특혜 논란
파이시티 복합유통센터 사업은 당초 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이후 용도변경이 이루어진 만큼 막대한 개발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파이시티가 화물터미널 부지를 진로로부터 매입한 가격은 966억원이었다(총 9만578.92㎡, 3.3㎡당 352만원). 그러나 언론들은 용도변경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오피스 등의 건립이 확정(서초구 건축허가, 2009년 11월)되면서 파이시티는 사업비 2조4천억원, 매출액 3조3천억원으로 기대되는 사업으로 보도했다.

파이시티가 PF대출 받은 8천650억원과 토지매입금액을 감안하더라도 1조원 이상의 막대한 개발이익 발생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개발이익환수장치가 부재한 현실은 무분별한 로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매입(2000년)을 둘러싼 용도변경 특혜의혹 제기에 서울시 담당공무원이 자살(2006년 7월)한 사건에서도 드러나듯이 용도변경을 둘러싼 로비는 관행적으로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실련은 근본적으로 개발이익환수장치 없는 용도변경, 종상향 등의 허용이 온갖 특혜와 로비를 초래하는 만큼 보다 강력한 개발이익환수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실련은 로비에 휘둘리며 책임도 지지 않는 현행 심의위원회를 폐지하고, 일정규모 이상의 개발사업, 용도변경 등의 도시계획 및 건축계획 등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독립적이고 상설화된 전문가위원회(가칭 국토계획위원회)’를 신설해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현아 기자  wsob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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