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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남양유업, 남은 과제 '쇄신' 집중해야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5.12 10:36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밝혔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경영 쇄신책 마련과 함께 대주주에게 소유·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이후 약 한달 여 만에 홍 회장과 이광범 대표이사,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는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가 모두 사임하며 ‘사내이사 4석 중 3석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보였다. “2013년 회사의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제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논란 등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했는데 부족했습니다.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도 않겠습니다. ‘불가리스 사태’ 수습을 하느라 이러한 결심을 하는 것이 늦어져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남양유업이 심포지엄을 통해 ‘불가리스를 먹으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다. 심포지엄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개와 원숭이 등 동물의 세포로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와 실제 예방률 관련성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못박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오인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문제가 이토록 논란이 된 것은, 사측의 입장에서는 씁쓸할 수 있으나 사건의 주체가 ‘남양유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펜데믹이라는 엄중한 사태를 ‘이용했다’”고 지적한데에 그간 중첩돼 온 여러 논란들이 영향을 끼쳤다는 뜻이다. 홍 회장과 경영진이 사퇴를 선택한 것도 이번 사태를 마지막으로 논란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번 사태에 대한 홍 회장의 자세는 앞선 문제들이 벌어졌던 당시 사측의 대처와는 달랐다. 그간 남양유업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사측의 입장을 밝힐 때마다 요구돼 온 ‘진정성있는 사과’에 나선 셈이다. 사실 남양유업은 그간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제품 개발에 힘써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소비자들이 한 기업을 판단할 때 좋은 제품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못지않게 ‘총수일가의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 결국 문제가 됐다. 노 경영인의 사과는 새 출발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홍 회장이 승계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앞으로는 회사의 숙제가 될 것이다. 남양유업은 창립 60주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장수 기업이며 수많은 직원들로 구성된 집합체다.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주요 기업으로써 가치창출과 고용에 대한 책임이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는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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