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계열사 지분에 대한 상속이 마무리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50%를 상속받으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지배력이 높아져 경영권이 안정된 만큼 그룹은 향후 남아있는 재판과 반도체 투자 결정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SDS는 지난 30일 최대주주변경을 공시했다. 삼성생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계열사 주식은 법정 비율대로 상속됐다. 재계에서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변화없이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보유지분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가운데 5539만4046주를 이재용 부회장이, 5539만4044주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상속받았다. 고인의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8309만1066주를 상속받았다. 홍라희 전 관장은 지분율이 0.91%에서 2.30%로 상승하며,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보 유지분 4151만9180주(20.76%)는 경영상의 목적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1/2이 상속된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이 2075만9591주를 상속 받아 삼성생명 지분율을 기존 0.06%에서 10.44%로 키우고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1383만9726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691만9863주씩 상속받았다. 홍 전 관장은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이 회장 보유지분 542만5733주 가운데 120만5720주를 이재용 부회장이 상속받고 120만5718주씩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상속받았다. 홍 전 관장은 180만8577주를 상속받았다. 이 부회장은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 17%에 이번 상속분을 더해 17.97%를 보유하게 됐다,

삼성SDS는 이건희 회장 보유지분 9701주(0.01%)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2158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2155주씩 상속받았다. 홍라희 전 관장은 3233주를 물려받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지만 삼성생명 지분율(0.06%)이 낮아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상속은 단기간에 삼성생명 지분을 확대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해결하는 열쇠가 됐다, 상속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 삼성생명 2대 주주, 삼성전자 개인 2대주주가 됐다.

홍라희 전 관장은 삼성전자 개인 최대주주(2.3%)에 올라섰고 보유 지분이 없었던 삼성물산과 삼성SDS도 법정 비율대로 상속받으며 두 회사의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각각 0.93%의 삼성물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이 6.19%로 확대됐다. 재계에서는 향후 경영상의 주요 이슈에서 이들이 이 부회장 측 우호지분으로써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상속배분이 마무리된 만큼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불법 합병 의혹 재판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공모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가운데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을 계획하고 제일모직을 상장시킨 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의 합병을 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로 합병 검토를 추진하고 시너지를 기대했고 실제 효과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5월 6일과 20일 진행되는 공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외에 반도체 투자 건 또한 중요한 과제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투자 규모를 확정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와 미국 오스틴 공장 등 국내외에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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