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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할 경우 음성권 침해류원호의 정보보안 이야기
류원호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 승인 2021.03.02 10:57

[여성소비자신문]과거 첩보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일상의 소품으로 위장시켜놓거나 소지한 소형 녹음장비로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장비를 구입해서 녹음할 수 있도록 대중화되어 있다.

전문가에 의뢰해 불법으로 녹음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고 다양한 첨단장비의 대중화는 물론이고 휴대전화 기능의 발전을 통해 더욱 가속화되어 사적으로 나눈 대화가 몰래 녹취되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법적인 논란이 되기도 한다.

재판을 통한 분쟁에서는 상대방보다 증거가 많으며 확실하게 승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리한 내용이야 말로 음성 녹음파일인데, 이러한 녹음 내용은 사전에 상대방에게 녹음행위를 알리고 동의를 구한 다음 녹음한 내용은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상대방 모르게 녹음한 것은 증거로 사용은 할 수 있으나 논란의 대상이 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녹음한 사람이 대화의 당사자가 아닌 생태에서 몰래 녹음한 것이라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러한 녹음 행위는 영업사원과 고객, 금전과 계약관계 대화 또는 통화에서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이 일상화되었으며, 분쟁이 예상될 것을 대비하여 녹음은 당연한 시대적 흐름이며 나중에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거나 분쟁이 될 경우 공개하여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통신 및 대화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제한은 그 대상을 한정하고 엄격한 법적 절차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통신비밀을 보호하고 통신의 자유를 신장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입법취지를 갖고 있다. 그중에 대화 당사자가 아닌 상태에서의 몰래 녹음한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로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상대방의 증거를 잡기위해 개인이 직접 녹음장비를 구입해서 하거나 또는 사설 전문가 등 제3자에게 의뢰하여 녹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대화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되는 것이다.

통신비밀보호법의 벌칙은 다른 법률에 있는 벌금형이 없이 모두가 징역형으로, 위반 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는 엄격한 법률이기에 주의해야 하며, 불법행위로 수집된 녹음 내용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징계절차에서도 마찬가지다.

별도의 녹음장비를 활용한 몰래 녹음 외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통화중 녹음의 경우도 일부 법령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도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통화의 당사자라면 녹음행위는 합법적이다. 다만 통화내용과 음성내용이 공개되면서 기본권 침해라는 ‘음성권 침해’로 분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통화내용 녹음은 사생활과 기본권 관련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

판례와 사건들을 보면 비밀 녹음행위로 인해 위자료 청구소송도 있었으며 통화내용을 녹음하여 민사소송 증거자료로 제출했다가 상대방의 음성권과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 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손해 배상(대략 300만원에서 500만원 수준)한 판결도 있듯 누구나 자신의 음성이 자기 의사에 반하여 함부로 녹음되거나 재생, 녹취, 방송 또는 복제 및 배포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는데, 이것을 ‘음성권’이라고 한다.

이러한 음성권은 헌법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법원은 이 규정에 의해 인격권이 보장되어야 하고 이 인격권 안에 음성권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헌법 제17조에서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라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것도 음성권의 법적 근거로 보는 것이 법원과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음성권 외에도 개인정보보호법으로 ‘개인정보 처리자의 지위’라는 전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5항에서는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아니 되며,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음성과 영상도 보호의 대상이지만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로 한정되어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통화중 녹음기능이 있어 분쟁을 사전에 대비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의 영업사원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경우는 통화중 녹음기능이 없는데, 미국연방법에는 고의로 남의 유․무선 전자통신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범죄행위이며 37개주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동의 없이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행위 자체가 불법이므로 아이폰은 통화중 녹음기능 자체가 없이 생산되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스마트폰의 경우도 통화중 녹음기능 없이 생산되어 수출된다.

통화중 녹음을 금지하여 사생활을 엄격하게 보호하는 국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 국가에서 통제하고 있는데 독일, 프랑스의 경우도 어떤 형태의 불법행위로 규제하고 있다. 통화중 녹음이 합법적인 국가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로 우리나라도 통화중 녹음행위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에 통화녹음 기능이 없이 생산되었다 하더라도 녹음 가능한 어플리캐이션을 다운받는다면 누구라도 비밀 녹음을 할 수 있기에 법으로 통제하지 않는 한 녹음행위는 쉽게 할 수 있다.

최근 모 부장판사가 대법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하여 탄핵안 표결 당일에 공개하여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앞서 거론한 것처럼 통신비밀보호법에는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되어 있어 모 부장판사의 비밀 녹음행위는 상대방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더라도 법률에 저촉되지 않고 대화의 당사자이므로 음성권 등만 침해 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뜨거운 논쟁이 되었다.

이렇게 대화내용의 녹음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화내용 비밀녹음 행위는 과거에서부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국가 정보수사기관에서 정보수집 목적으로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며 행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일반인의 경우에도 지금까지 각종 분쟁과 상대방 약점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 등으로 개인이 직접 또는 흥신소 등을 통한 녹음행위가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불법적인 녹음을 규제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1993년에서야 ‘통신비밀보호법’을 제정한 바 있다. 당시 제정 배경은 1992년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산의 ‘초원복국집’에서 있었던 부산 지역 기관장 모임 당시 기관장들이 대선 관련 선거개입 방향 등을 논의했고 이러한 내용을 상대편 당직 관계자가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여 녹음한 후 언론에 공개하여 논란이 되었다. 당시에는 몰래 도청한 것에 대한 처벌 법령이 없어 녹음기를 설치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간 주거침입 부분만 처벌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화의 당사자가 상대방 동의 없이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면 합법이나 음성권 침해가 될 수 있으며 대화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했다 하면 현행법(통신비밀보호법)으로 처벌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향후엔 음성 SNS인 ‘클럽하우스’에서의 대화내용이 녹음파일로 공개되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 오래된 친구가 배신하고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며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의 시대에 우리는 노출되어 있다. 법으로 통신과 대화의 비밀이 보장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상호간 신뢰가 중요시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류원호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  rwh112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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