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지엠이 오는 8일부터 부평2공장을 50%만 가동키로 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여파다.

한국지엠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반도체 공급이 여전히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제네럴모터스(GM)의 글로벌 구매·공급망에 통합된 한국지엠은 8일부터 부평 2공장의 가동율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한국지엠 구매 조직은 현재 부품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부품업체들의 반도체 수급에 대한 방안을 찾고 GM과 한국지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부품 수급에 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해당 공장에 대한 운영은 매주마다 상황을 살펴 생산계획을 확정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품귀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주로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해 만들어지는데 반도체 업체들은 8인치 라인에서 TV 등 가전제품용 반도체를, 12인치 라인에서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세계적 거리두기 시행의 여파다. 지난해 시장에서는 외출 자제에 따라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반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의 TV·컴퓨터·노트북 등 제품 수요가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가전제품용 반도체 생산을 늘렸다. 그러나 이후 완성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수요가 증가해 품귀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이에 더해 최근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되며 ADAS(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DCU(자동차 통합 제어장치), HUD(전방표시장치),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등 전장부품 비중이 높아진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은 자동차 업계와 반도체 업계간 수급 조절 실패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전세계 자동차 생산이 67만2000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드, 도요타, 피아트 크라이슬러, 닛산 등은 이미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지자 일부 차종에 대한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포드는 주력 수익원인 픽업트럭 생산을 감축하기로 했고 폴크스바겐도 2월 생산공장 일부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자동차 업계에 대한 타격이 가장 클 전망이다. IHS마켓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1분기 출하량이 25만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번 품귀현상에 따른 수혜는 미미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독일, 네덜란드, 일본, 미국, 스위스 등 국가의 업체들이 선두권에 있으며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24위에 그친다. 차량용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의 경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TSMC가 전세계 물량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