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50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서비스의 하청 직원들이 삼성전자서비스를 상대로 11일 근로자 지위소송을 낼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측은 법적 권한이 없음에도 협력업체의 경영 및 소속 직원들의 인사, 노무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자사직원처럼 운용해 불법파견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불법고용 공동대책위는 10일 “불법파견 정도를 넘어, 협력업체가 실체와 독립성이 없이 삼성전자서비스의 노무 대행기관에 불과하다고 판단돼 삼성전자서비스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확인받고 열악한 근로실태를 개선하고자 소송을 제기한다”며 “1차로 487명의 서비스 기사들이 11일 수원지법에 소송을 내고, 다음주부터 2차 소송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수리기사들은 설령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가 성립이 안 되더라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정규직 직원의 자격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 파견은 현행법으로 즉시 직접고용 사유가 된다. 불법파견은 계약관계 상 협력업체 소속이지만 실제 근로행태와 업무지식 관계가 파견 노동자나 다름이 없을 때 내리는 판단이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삼성 측이 협력업체의 경영상의 독립성을 침해해 실질적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을 관리하는 등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형성했는지 여부와 파견법 위반 여부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경영을 총괄하는 삼성계열 본사가 실질적인 AS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비 부문은 전량 하청을 주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협력업체의 수는 117개 수리기사는 1만 여명 가량이다.

수리기사들은 협력업체 117개 상당수가 삼성전자서비스 전·현직 임직원에 의해 설립됐고 삼성과만 계약을 맺었으며, 채용·인사·교육·평가나 임금 지급 등 대부분의 노무 과정에서 삼성이 실질적인 사업주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협력업체 대표 중 일부가 스스로를 “바지사장”이라고 폭로하고, 협력업체의 경영 독립성을 훼손하는 도급계약서도 그러한 증거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은 삼성이 소유·임대한 서비스센터 건물 안에서 본사 직원과 공간을 나눠 쓰고, 외근 중인 하청 수리기사는 삼성이 지급한 피디에이(PDA)를 통해 수시로 업무지시를 받았다는 증언과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삼성 측은 “협력사의 독자적 경영권과 인사·노무 관리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수리기사에 대해 직접 지휘·감독을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오는 14일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창립총회를 열고 노조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117개 협력사 중 50곳 이상의 협력사 소속 직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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