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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서바이벌 플랜' 발표...비상경영 돌입노사갈등에 코로나19 겹쳐 8년만의 적자...업계 "르노삼성, 수익성 개선 절실"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1.22 15:1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희망퇴직을 포함한 ‘서바이벌 플랜’을 발표하고 고강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경영진이나 회사를 떠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르노삼성은 이달 초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했다. 지난해 실적이 국내외시장에 11만6166대의 완성차를 판매하는데 그친 탓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수치로, 내수시장에서는 6종의 신차를 선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9만5939대를 판매했지만 해외시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7.7% 감소하며 2만227대에 그쳤다.

르노 삼성은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중단 이후 후속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다가 최근 본사로부터 ‘XM3’을 배정받았지만, 코로나19로 관련 소비가 위축된 유럽 시장에서 판매 증가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XM3의 경우 닛산 로그와 달리 본사에서 시장수요에 따라 생산 물량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내수시장 수익성 강화 ▲XM3 수출 차량의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안정적 공급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시행 및 르노그룹 비용절감 플랜에 맞춘 고정비 절감 등이 주된 내용이다.

르노삼성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2019년 3월 이전 입사자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부산공장과 영업본부, 연구개발(R&D) 본부 등이 모두 희망퇴직 대상이다. 희망퇴직 대상으로 선정되면 다음달 28일 일괄 퇴직하게 된다. 희망퇴직시 법정 퇴직금과 별도로 1인당 평균 1억8000만원, 최대 2억원의 위로금 및 차량 할인혜택 등을 받게 된다. 근속년수와 직군에 따라 6~36개월 급여에 달하는 특별위로금, 자녀1인당 학자금 1000만원, 신종단체상해(의료비) 보험, 차량 1대 할인혜택(2년 이내 구입시), 장기근속휴가비(올해 장기근속이 도래하는 경우), 전직지원서비스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르노삼성은 “수익성 및 수출 경쟁력 개선 없이는 르노 그룹으로부터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가 없다”며 “대내외 경영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의 구조 개선과 함께 현재의 판매 및 생산량에 대응하는 고정비, 변동비의 축소 및 탄력적 운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유럽시장이 위축된데다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로 르노삼성이 적자 전환하자 프랑스 본사 르노그룹이 비용 절감과 수익 개선을 경영진이 책임지도록 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요구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그룹도 지난 14일(현지시간) 새로운 경영전략 '르놀루션(Renaulution)'을 발표하고 ▲2023년까지 수익 및 현금 창출에 집중 ▲2025년까지 라인업 강화 ▲테크·에너지·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중심 이동 등 내용 등을 밝힌 상태인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그룹은 특히 한국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 등에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르노삼성차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르노삼성차가 아니라 그룹 영업이익률 평균을 깎아 먹는 다른 공장을 개선해야 한다”며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신차 없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수익성을 좋게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어 “물량 감소와 판매 저하를 예상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진 전원이 사퇴하라”며 “르노삼성차 모든 노동자는 마스크까지 쓰며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했고 2212억원이라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조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 2020년 임단협 투쟁을 승리하고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을 박살 내자”고 했다.

노조가 반발에 나선 가운데 문제는 르노삼성이 지난 2019년부터 ‘본사 경고’를 받고 있다는데 있다. 본사가 지적하는 문제는 르노삼성 노사의 반복되는 임단협 갈등이다. 르노삼성이 본사 경고를 받기 시작한건 지난 2018년 임단협이 해를 넘기고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부터다. 당시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은 르노삼성 임직원들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내 “계속되는 노조 파업으로 공장 가동 시간이 줄어들고 새 엔진 개발에 차질이 생긴다면 르노삼성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르노삼성과 로그 후속 차량에 대한 논의를 하기는 어렵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닛산 로그는 2019년 위탁생산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됐다가 가까스로 한차례 생산을 연장, 2020년 3월 생산을 마쳤다. 이후 XM3 수출물량이 배정된 건 지난해 9월이다. 르노그룹은 2019년 ‘XM3’ 유럽 수출 물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의 불안한 노사관계를 이유로 결정을 유보했다. 그러다가 2020년 4월 이후 유럽 전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이동제한 등 전면적 통제가 진행되며 수출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2015~2017년 3년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파업없는 임금협상을 끌어내며 ‘노사 협상의 모범사례’로 꼽히던 르노삼성이 노사갈등을 겪기 시작한건 2018년 12월 4대 집행부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당시 4대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된 금속노조원 출신 박종규 르노삼성노조위원장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월 30일까지 부산공장에서 28차례, 104시간의 부분파업을 이끌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르노삼성 지회가 설립된 2011년 이후 최장 시간 파업이었다. 이 기간 르노삼성의 생산 차질 규모는 5000여 대 수준에 달했다. 박 노조위원장은 이번에 5대 위원장으로 재선임됐다. 노조는 올해도 파업권 확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발표한 2212억원 수익은 2019년의 영업이익이고, 2020년에는 8년만에 적자를 내지 않았나"라며 "2020년 실적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본사부터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데다 계속해서 경고를 받아온 만큼 르노삼성으로서는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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