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융그룹 수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코로나19 위기극복·불확실성 확대 속 혁신 성장에 대해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도 어렵다’고 우려하는 한편 빅테크 업체들의 금융업권 진출에 대항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2021년 그룹 경영목표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한 해 우리금융그룹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아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조기에 설치하여 체계적으로 위기에 대응했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에 금융 및 비금융 부문에서 적시에 다양한 지원을 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금융그룹으로 인정받았다”면서도 “재무성과 차원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며 신년사의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 위기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증권·보험 계열의 포트폴리오가 아직 없는 우리금융은 특히 수익성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위기를 겪었지만 2021년도 역시 작년 못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 코로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우리 같은 전통적인 금융그룹들은 기존의 3저 현상이 더욱 고착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까지 장기화되며 건전성은 물론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언택트가 트렌드가 아닌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금융그룹은 2021년 그룹 경영목표를 ‘혁신과 효율성 기반, 그룹 경쟁력 강화’로 정하고 탈바꿈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은행부문 M&A를 통한 그룹 성장기반 확대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디지털 No.1 도약 ▲경영 효율성 제고 ▲브랜드 및 ESG경영 강화 ▲리스크/내부통제 강화 ▲ 동남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선도 등 겨영 목표를 발표했다.

손 회장은 이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전제된 위기 극복 능력이 필요하다”며 “급변하는 외부 흐름을 민첩하게 파악하여 리스크를 걸러내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혁신적인 기업만이 더욱 크게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근고지영...금융기업 기초체력 갖추고·고객중심경영·디지털 전환 나서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 19는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기존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우리 삶의 모습은 대면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완전히 달라졌고 모든 비즈니스의 핵심에는 언택트가 자리잡았다”면서도 “변화와 혼란이 가중되는 ‘복합적 불확실성’의 시대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겐 위기이지만 준비된 자에겐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신한은 남보다 한 발 앞서 그룹의 중기전략을 수립하고 변화를 시작했다. 올해 역시 신한이 나아가야 할 길은 ‘일류’”라며 “일류신한을 향한 변화를 신속하게 추진해 가자”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기업의 기본은 어떤 상황이나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상품·서비스 경쟁력 유지 등 기초체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보다 중요한 기본은 ‘고객’이다. 고객은 신한의 존재 이유이자 금융의 기본이다. ‘고객 없이는 신한도 없다’는 진리를 모든 임직원이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야 한다. 또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예측불가의 시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역량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이고 상황에 맞는 위기대응 방안을 실행해 가자”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한마음으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자”며 “고객과 시장이 인정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신한만의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근고지영(根固枝榮),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며 “고객과 사회의 굳건한 신뢰 위에서 성장의 기초체력을 다지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 가자”고 당부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고객집중·디지털 전환·글로벌 사업 확장·ESG경영 나서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021년은 대변화의 시대에 맞춰 미래 금융을 선점하기 위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간 괴리 등 예측하기 힘든 경제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각국의 과감한 경기부양 정책과 기저효과로 경기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은 “국내경제는 저성장 고착화와 초저금리 시대가 지속됨에 따라 예금에서 투자, 국내에서 글로벌로 머니 시프트가 진행되는 등 금융환경의 패러다임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또 금융의 디지털화와 정부의 규제완화 흐름 속에 빅테크의 본격적인 금융업 진출로 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 블러(Big Blur) 시대가 도래하여 새로운 위협에도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미래 한국 금융은 더욱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변화의 시대를 누가 발빠르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대해 “대변화의 시대가 차별화의 호기임을 인식하고 근본적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예측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KB가 미래금융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기존 금융사와의 경쟁을 넘어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할 것”라고 당부했다.

이를 위한 2021년 그룹의 경영전략 방향으로는 ‘R.E.N.E.W’를 제시하고 ▲그룹의 핵심 경쟁력 강화 및 빅테크 기반 고객관리 체계 구축 ▲글로벌 사업영역 확장·비금융사업 강화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 ▲ESG 경영 확산 및 내재화를 통한 지속가능경영 체계 확립 ▲리스크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윤 회장은 그러면서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 앉힌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라는 말이 있다”며 “기존의 관습과 타성에서 벗어나 필요하다면 기득권까지도 포기하는 결연한 의지의 파부침주의 자세로 2021년 RENEW를 실현해 나가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김정태 “글로벌 금융 중요...ESG 경영은 필수”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손님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플랫폼 금융’은 이를 위한 최적의 도구다.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가 계속 늘어나는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먼저 선점하는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돼 기하급수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손님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고, 이는 업권의 경계를 무너뜨려 사업간 융합을 촉진시켜 플랫폼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다”며 “우리가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하여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하나금융그룹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이 중요하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저성장 기조, 협소한 시장규모로 인해 우리의 미래는 글로벌에서 찾아야 한다. 주요 선진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비중이 50%에 육박하나 하나금융그룹은 20% 초반 수준으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의 기회를 잡아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사회가치 금융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과거에는 벌어들인 이익 중에 일부를 착하게 쓰면 칭찬받았으나 이제는 착하게 벌어야 한다는 단계를 넘어, 착하게 버는 과정을 공개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또한 ESG 중심의 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국제 금융질서 변화에 부합하는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올 한해는 금융의 변곡점, 그 정점에 서게 될 것”이라며 “2021년이 하나금융그룹의 NEXT 2030, 대한민국 최고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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