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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내년 공공서비스 비용 오를 수 있어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12.31 12:00

[여성소비자신문 이지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며 2년 연속 저물가 흐름이 지속됐다.

기상 여건 악화와 기저효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상승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데다가 무상교육 등 정부의 정책지원까지 겹치면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통계청은 정부의 정책적 요인과 국제 유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률이 낮았을 뿐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현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100)로 1년 전보다 0.5% 상승했다. 이는 지난 17일 발표된 정부의 전망치(0.5%)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0.4%)에 이어 2년 연속 0%대 상승에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0%대를 기록한 건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덮쳤던 지난 2015(0.7%) 이후 3년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0%대로 주저앉은 바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그친 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과 2015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석유류 가격이 같이 하락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개인 서비스 상승 폭이 제한됐다"면서 "고교납입금 무상화, 통신비 지원 등으로 공공서비스 하락 폭도 커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6.7%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52%포인트(p) 끌어올렸다. 농산물(6.4%), 축산물(7.3%), 수산물(6.4%) 가격이 모두 상승한 영향이다. 이는 2011년(9.2%)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수박(-7.7%), 귤(-5.8%), 콩(-12.5%), 닭고기(-4.1%), 생강(-19.5%), 버섯(-4.3%) 등의 가격은 1년 전보다 하락했으나 돼지고기(10.7%), 국산 쇠고기(8.3%), 배추(41.7%), 양파(45.5%), 고등어(12.8%), 사과(7.7%) 등의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에는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농산물 가격이 약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에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축산물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증가해 돼지고기, 국산 쇠고기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률은 과거 10년(2010~2019년) 평균 3.2%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2%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를 0.08% 끌어내렸다. 수입 승용차(3.5%), 여자외의(2.3%), 한방약(4.5%), 햄 및 베이컨(4.5%), 기능성 화장품(2.7%), 빵(2.0%) 등 가격은 올랐으나 국제유가 인하에 따라 경유(-10.9%), 휘발유(-6.0%), 등유(-10.3%) 등 석유류 가격이 7.3% 내려가면서 지난해(-5.7%)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남자학생복(-31.9%), 여자학생복(-31.1%) 가격도 큰 폭으로 내려갔다.

지역 난방비(0.6%)는 올랐으나 도시가스(-3.5%), 상수도료(-0.4%) 등이 인하하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1년 전보다 1.4%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보다 0.3% 상승하며 전체 물가에 0.14%p 기여했다. 이중 공공서비스는 -1.9% 하락했다. 고교납입금(-60.9%) 무상화, 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통신비 지원(-3.4%) 등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개인서비스는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외식 물가가 0.8%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다. 이는 2000년(0.8%) 이후 2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건강보험적용 확대에 따른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도 1.5% 상승에 머물면서 2012년(1.0%)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해외 단체여행비(-6.1%), 학교급식비(-54.4%), 가전제품렌탈비(-8.4%), 병원 검사료(-9.6%) 등의 가격이 1년 전보다 하락했다.

집세는 전세(0.3%)와 월세(0.1%)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년보다 0.2% 올랐다. 지난해(-0.1%) 마이너스 물가에서 올해 상승세로 전환했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보다 9.0% 올랐다. 2010년(21.3%)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7% 상승했다. 1999년(0.3%)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역시 1999년(-0.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7(2015=100)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0.5%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6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 9월(1.0%)에는 1%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10월(0.1%)부터 다시 0%대로 주저앉았다.

12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하락하며 지난 10월(-0.7%), 11월(-0.1%)에 이어 3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상승했다. 8월(15.8%), 9월(21.5%), 10월(19.9%), 11월(13.1%)에 이어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9% 상승했으며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5% 오르는 데 그쳤다. 안 심의관은 "2년 연속 0%대 물가지만 국제 유가 인하와 정부의 정책적 요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은 아니다"면서 "내년에는 코로나 불확실성이 있지만 국제 유가도 오르고 (고교 무상정책 등) 공공서비스도 없기 때문에 공공서비스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wavy080@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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