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 자회사로 공식 편입된지 약 3개월 만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KB금융은 당분간은 양사간 합병 작업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합병이 미뤄지더라도 인력 중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1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은 오는 1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1976년생(46세) 이상 혹은 근속 20년 이상 직원으로 수석급 이상의 직원들이 대상이다. 희망퇴직자는 근속 연수 등에 따라 27~36개월치 기본급과 기타 생활 안정 자금을 받게 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의 그룹 내 안착을 위해 당분간 2개 생보사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보험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인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합병 전까지 중복 인력 해소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편 보험업계는 올해 잇단 희망퇴직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로 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업황 악화로 장기 보험상품의 성장이 정체되고 대면영업도 장기간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았던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1년 만에 400여 명의 인력을 구조 조정했다.

6월에는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전직형 공로휴직'을 실시한 바 있다. 공로휴직은 삼성생명이 2018년 11월 도입한 제도로 6개월 또는 1년 동안 급여의 절반을 받으면서 휴직하도록 하는 일종의 유급휴직 제도다. 전직형 공로휴직은 기존 공로휴직 제도를 확대 개편한 제도다. 휴직 대상자를 근속 25년차 이상에서 근속 20년차 이상으로 확대하고 휴직 기간을 기존의 6개월 또는 1년에서 1년으로 통일했다. 월급여와 학자금·단체보험·경조비 지원에 더해 퇴사 후 전직할 경우 해당 비용을 지원하겠다며 2년치 연봉 가량의 전직지원금 80%를 일시에 지급하는 방안을 추가해 ‘사실상 희망퇴직’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현대해상과 한화손해보험이 희망퇴직을 통해 각각 70명, 150명 이상을 내보낸 바 있다. 현대해상은 2017년 이후 3년 만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20년 이상 일반직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한편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전직 지원에 나섰다.

실적악화로 올해 초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오던 한화손보는 지난해 30명에 그쳤던 희망퇴직자를 올해 상반기 150명으로 늘리고 임원들 임금 10%를 반환 받았다. 이어 하반기에는 전무 3명이 동반 퇴임한 자리를 비워두기로 결정하고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CPC(고객·상품·판매채널) 전략실을 신설하고 기업보험본부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사업비는 줄이되 영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황을 맞은 만큼 내년에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이듬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때문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게 업계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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