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신청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대한항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첫 난관을 넘긴 가운데 본격적인 인수 작업의 속도를 내고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본격적인 인수 절차와 시기를 일부 밝혔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을 통해 유상증자 대금인 5000억원을 투입했다.

“2021년 1분기 내로 통합계획안 완성”

우선 대한항공은 다음달 14일까지 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3월17일 전까지 통합계획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이날 “내년 1월14일까지 각국의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빠듯한 시간이지만 이를 위해 전담 법무법인을 국내외에 선정, 대한항공 전담부서가 팀을 만들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도 내년 1월14일 전까지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또 “(3월17일 까지)약 3개월간 집중적으로 실사를 하고, 통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대한항공과 비교한 비용 구조, 계약 관계 등 전반적 상황을 파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 작업과 관련해 대한항공은 인수위원회를 구성한다. 재무, 자재, 법무 등 분야 전문가들과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으로 구성해 아시아나 항공과 계열사들에 대한 실사도 진행한다.

“아시아나 인수해도 인위적 구조조정 없어”

우 사장은 중복 인력의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인수전에 반발하는 노조에 대해서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산은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누차 이야기했다. 계약서상 확약이 돼 있다”며 “진정성이 있다. 노조에서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노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는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인수전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우 사장은 이어 “노조와 상시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며 “아시아나 노조에 대해서는 아직 실사도 하지 않았고, 자회사 편입 전이므로 필요한 경우 아시아나 경영진, 산은과 협의해 어떤 소통 방법이 가장 좋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 없는 통합 방안에 대해서는 “양사의 국내 인력은 약 2만8000명인데 이 중 본사 및 오버헤드 인력은 2000명 수준”이라며 “95% 이상이 직접부분 인력으로, 통합돼도 공급을 줄일 예정은 없어 직접 부문에 대한 인력 수요는 그대로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 감소 인원은 1년에 1000명 이상으로 예상하며, 이렇게 하면 중복 인력은 전체 인력에 비해 크지 않다. 필요 시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내년까지 필요한 유동성 해결”

아시아나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나에 1조5000억원의 자본, 3000억원의 영구채 등 총 1조8000억원의 현금이 투입된다”며 “내년까지 아시아나가 필요한 유동성은 상당히 해결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필요 시 산은과 기간산업안정기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한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은 1조8000억원이다. 인수정차가 마무리 되면 대한항공은 신주 1조5000억원, 영구채 3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63.9%)로 올라선다.

우 사장은 또 산업은행과의 협약에 따른 의무에 대해 “산은과의 계약상 인수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이미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규모 증자에 대해 증권사들이 상당히 호응하며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산은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협의체 운영, 통합 계획에 대한 제출, 윤리위원회 구성 등을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산은,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 납입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과 교환사채 인수금액으로 3000억원을 납입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한진칼 지분 10.7%를 보유한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받은 자금 가운데 약 7300억원으로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인수대금 납입 및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작업이 내년 2분기께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사 합병이 마무리 되면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국적항공사가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과 화물 운송 실적 기준 대한항공은 19위, 아시아나는 29위지만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세계 7위권에 들게 된다.

대한항공·아시아나 노조 “고용안정 대책 노사정 논의해야”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아직 남아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소속 4개 노동조합은 3일 입장문을 내고 노사정 협의체를 통한 고용안정 대책 논의를 촉구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노사정 협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인 인수합병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와 인수기업의 대표가 나와 우리 노동자들과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양사 통합 후 고용유지 방안에 대해 “책임 있는 정부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고 산은만 언론에 추상적인 방안들을 설명하고 있다”며 “수차례 노사정 회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은 아무런 답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문제는 오너리스크로 발생한 기업 부실이 궁극적인 원인”이라며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부실경영을 감시해야 할 주 채권자, 산업은행은 그들의 잘못은 지우고 오히려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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