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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열풍 순풍인가 역풍인가네파…네파블랙라벨 거짓·과장광고 논란
강지원 기자 | 승인 2013.06.26 16:54
   
▲ 네파블랙라벨

노스페이스·코오롱스포츠·K2 담합 조사
가격 높이기 보다 소재 연구개발에 힘써야

[여성소비자신문=강지원 기자]가족단위의 캠핑 및 레저활동이 인기를 끌면서 장소에 걸맞은 아웃도어 제품에 대한 열기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의류는 어른옷, 아이옷 할 것 없이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 의류 판매업체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이러한 기류를 틈타 허위 광고를 하거나 가격을 높이고 불공정 거래 및 담합 의혹을 사고 있다. 가격은 계속 높아지는데 품질은 예전에 비해 왜 나아지지 않는 것일까.

네파(NEPA)는 패션 생산기업 평안앨엔씨의 대표적 브랜드로 국내 아웃도어 5위 업체다. 네파는 오토캠핑 열풍이 불기 시작하기도 전인 90년대 중반부터 끊임없이 신제품을 생산하면서 아웃도어 제품 판매를 주도해왔다.

그런데 지난 5월 29일 공정위가 TV 및 신문매체를 통해 아웃도어 브랜드인 ‘네파블랙라벨’ 제품의 기능성 등을 거짓·과장 광고한 평안엘앤씨에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2011년 11월 말 출시된 이 제품은 1000점만 한정적으로 생산됐다.

네파는 이 제품에 대해 제품 안감에는 미국 NASA의 우주복 소재인 뛰어난 발열기능을 가진 최고급 엑스벤트 PCM(X-vent PCM) 소재를 활용했으며 자동온도 조절을 가능하게 한 시스템으로 인체에 최적화 된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광고에는 ‘현존하는 방수 자켓 중 최고의 땀 배출 효과’라는 표현을 집어넣어 레저활동을 하면서 땀을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공정위가 이 두 가지에 대한 제재를 가한 것이다. 실제 제품에는 NASA의 우주복 장갑에 일부 사용되는 소재를 안감에만 극히 일부 사용했으면서 마치 우주복 소재가 제품 전체에 사용된 것처럼 과장 광고했다는 것이다.

또한 ‘현존하는 방수 자켓 중 최고의 땀 배출 효과’라는 표현으로 마치 모든 소재와의 비교를 통해 최고의 땀 배출 효과가 입증된 것처럼 광고했지만 사실은 일부 대표적인 방수투습 소재와의 비교 시험 결과만 가지고 표현한 것이었다.

실제 공정위가 국가 공인 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네파 블랙라벨 제품에 사용된 소재보다 땀 배출효과가 뛰어난 소재가 존재했다.

매출증가…소비심리 역이용

아웃도어 시장의 작년도 매출은 64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150억원) 증가했다. 그 중 노스페이스를 포함한 10대 브랜드가 지난해 올린 매출은 총 3조9150억원으로 2011년 대비 26.5%(3조950억원) 증가했다. 10대 브랜드는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네파, 컬럼비아, 밀레, 라푸마, 아이더, 레드페이스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날씨가 일찍 추워진데다 유례없는 혹한으로 패딩자켓이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면서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아웃도어 제품은 업체의 광고를 통해 트렌드를 형성하면서 유행을 타기 쉽기 때문에 업계가 신제품을 출시하고 광고를 시작하면 곧바로 매출에 속도가 붙는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의류 교체시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더 심각하다.

아웃도어 업계가 이러한 소비심리를 이용해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가격을 높게 설정해버리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받게 된다. 네파 블랙라벨은 출시가격이 39만원으로 네파의 같은 품목인 ‘바이크’가 21만9000원, 일반 남성자켓이 19만9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0~20만원 이상 더 비싸다.

정보를 받기만 할 수 있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걱정스러운 것은 전성기에 접어든 아웃도어 업계의 담합 우려 때문이다. 아웃도어 시장은 제품 소재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등 일명 ‘빅3’ 업체에 대해 가격 담합과 불공정 행위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아웃도어 업체의 가격 담합과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기 위해 각 회사를 방문해 2~3일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고어텍스 제품과 관련한 가격 담합 여부와 제조사인 ‘고어’사가 원단을 납품하면서 폭리를 취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사에 대해 업계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앞세워 아웃도어 업계를 또다시 타깃으로 삼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공정위가 아웃도어 업계에만 가혹한 잣대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의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품질 대비 비용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아웃도어 업체들은 연구개발 투자 대신 광고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방수 방한 등 각종 기능성 의류를 출시한 아웃도어 업체 대부분이 매출액 가운데 1% 미만의 금액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네파의 경우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로 전체 매출액의 0.19%에 불과한 1억9900만원을 사용했다. 블랙야크도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매출액 0.4%인 19억9000만원을 투자했고 레드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대비 0.35%에 불과한 4억600만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이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정보통신 업계의 경우 4.7%, 건강관리 업계의 경우 3.9%인 것과 비교해 보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이들 업체는 매출액 대비 평균 4~5%를 광고비에 쏟아 부운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를 기반으로 한 여행이나 캠핑, 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아웃도어 업계의 무리한 비용 설정이나 광고 전략은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반감을 살 수도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내 아웃도어 파워를 높이기 위해서는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눈가리고 아웅식 전략 보다는 좋은 소재로 승부하려는 연구개발에 힘써야 할 때다.

강지원 기자  jiwon512@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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