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1.10.22 금 17:55
HOME 오피니언 칼럼
내면 부모에서 벗어나기
백석대학교 김혜숙교수/가족상담사 | 승인 2020.10.27 11:40

[여성소비자신문]아버지 이름만 불러도 싫다는 P씨는 어린 시절 매일 밤마다 술에 취해 들어와 소리 지르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무섭고 창피했다.

자고 있는 자신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꼭 잠을 깨웠던 아버지는 자기 옆에 앉으라고 하면서 잔소리를 한동안 했고 듣다가 졸면 맞기도 했다. 술 취한 아버지가 엄마에게 욕을 퍼붓고 괴롭히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렇게 아버지를 싫어하고 혐오했던 P는 결혼을 했고 가정을 이루었다. 그런데 그는 직장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술을 마시고 부인과 싸웠다. 그리고 술에 취해 자신도 아버지처럼 아내와 아이들을 괴롭혔다. 아버지의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하고 있었다. P는 아버지의 행동을 닮은 내면부모를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또 다른 사례에서도 화를 잘 내고 소리를 지르는 엄마를 싫어했던 딸이 있었다. 엄마는 아이들이 못마땅할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 심부름을 시킬 때도 소리를 질렀고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울 때도 큰 소리로 말했다.

딸은 그런 엄마가 무섭고 싫었다. 심장이 뛰고 불안했다. 엄마에게 단 한 번이라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을 듣고 싶었다. 그 딸이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그녀는 자기의 자녀들에게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소리를 질렀다. 남편에게도 화가 나면 소리를 질렀다.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에게 이런 히스테리적인 반응을 자신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자녀가 성장해서 부모의 행동을 닮고 부모와 유사한 삶을 사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그러나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부모에 대한 내면화는 긍정적인 것도 많다. 부모의 헌신적인 태도, 배려심, 책임감, 성실성,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 봉사정신, 아이와 놀아주는 방식, 긍정적인 의사소통, 열정, 직업, 성격 등 많다.

가정에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면부모는 부모의 양육태도를 닮는 것을 말한다. 자녀는 부모의 좋은 측면을 내면화해 건강한 내면부모를 형성하기도 하고, 부모의 나쁜 측면을 내면화하여 건장하지 못한 내면부모를 형성하기도 한다.

내면화란 개인이 외부대상의 특성을 내면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특성으로 삼는 심리적 과정을 말한다. 프로이트는 특히 부모의 행동을 보고 5세~6세면 초자아가 형성되는 데 부모의 운전습관이나 규범을 지키는 부모의 태도나 방식들도 내면화한다고 한다.

특히 아버지의 역할은 사회적 규범이나 꿈, 이상, 포부를 심어주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로부터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은 좋은 것이든 좋지 않은 것이든 모두 포함한다. 건강하지 않은 내면부모의 사례는 부정적인 양육 태도들과 관계가 있다. 완벽주의, 강압, 방임, 학대, 거절, 과허용, 과보호 등의 양육태도는 자녀에게 건강하지 않은 내면부모를 형성하도록 한다.

어렸을 때 엄마 아빠는 나에게 어떻게 거울을 비쳐주었는가 나에게 어떤 식으로 대해주었는가를 적어보는 것이다. 부모와 나와 자아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와 닮은 점, 부모의 가치관이나 믿음 중 내 생각인지 엄마 것인지 아빠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대부분은 부모의 가치나 삶의 양식이나 패턴도 그대로 내 것으로 가지고 사는 경우가 많다.

부모에게 정서적으로 분리되기 위해서는 부모의 삶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나의 관점에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부모에게 분리되려고 시도할 때 가장 불안하거나 두렵게 느껴지는 점도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부모에 의한 방치, 비난, 완벽함, 침범, 정서적인 성적인 학대라는 것을 의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나의 입장에서 상처가 되었던 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고 그 영향력이 지금까지 무엇이었는지를 표현하는 직면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의 참된 본질이 부모에 의하여 훼손된 부분들, 결핍된 부분들, 덧 칠 해진 부분들이 진짜 나라고 살아왔던 것과 이별해야 한다. 나의 참된 본성은 외모나 성공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무의식 안에 있는 잠재력들이다.

가장 진실한 삶을 살기 위한 정직함, 안전함, 성찰, 평화, 즐거움, 기쁨, 생동감 같은 것들이다. 사람의 참된 본질이나 궁극적인 가치는 존재하는 그 자체에서부터 나를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것부터 시작된다.

 

백석대학교 김혜숙교수/가족상담사  kimhyesok@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